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에 정식 서명한 지 9일 만에 다시 공격을 주고받았다. 미국은 이란의 상선 공격을 이유로 공습에 나섰고,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내세우며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중동 내 미군 기지를 타격했다고 밝혔다.
외신 등에 따르면 중동 지역 미군을 관할하는 중부사령부는 26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성명을 통해 "중부사령부 소속 부대는 26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상선에 대한 어제(25일) 공격에 대한 강력한 대응 조치로서 이란을 상대로 공습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미군은 이란의 미사일 및 드론 저장 시설과 해안 레이더 기지를 공격했다.
미국이 지목한 25일 공격은 싱가포르 선적 컨테이너선 '에버 러블리'에 대한 드론 공격이다. 해당 선박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고 있었다.
하지만 에브라힘 아지지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장은 27일(현지시간) 엑스를 통해 미국과 이란이 맺은 종전 양해각서(MOU) 5조를 들어 호르무즈 해협 통항 통제 절차와 권한이 이란에 있다고 주장했다. 전날 감행한 상선에 대한 피격이 이란의 해협 통제 권한 안에서의 행동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아지지 위원장은 미국이 MOU 5조를 여러 방식으로 위반하려 한다도 주장했다.
하지만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란은 휴전 합의에 서명했다"며 "만약 그들(이란)에게 MOU의 이행 방식에 대한 이견이 있다면 그들은 전화로 연락하면 된다"고 했다.
이어 이란의 상선 공격을 겨냥해 "하지만 폭력에는 폭력으로 맞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도 미군의 공습에 반격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27일 성명을 내고 중동 내 미군 기지 여러 곳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혁명수비대는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의 남부 레바논 휴전 위반에 이어 몇 시간 전 약속을 저버리는 미국 정권 역시 늘 그랬듯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고 밝혔다. 이어 "혁명수비대 해군이 이런 침략에 대한 대응으로 역내 미국 테러리스트 군대 기지 여러 곳을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혁명수비대는 미국의 공격 사실도 인정했다. 혁명수비대는 "미국은 다양한 구실을 대며 호르무즈 해협의 비인가 경로를 통과하던 위반 선박의 통항을 이유로 이란 해안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이란 국영방송은 26일 이란 남부 항구도시 시리크의 통신탑이 발사체 2발에 맞았다고 보도했다. 시리크는 호르무즈 해협과 인접한 지역이다. 국영방송은 케슘섬에도 발사체 2발이 떨어졌다고 전했다. 발사 주체는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14일 종전 MOU에 합의했다. 양측은 17일 정식 서명했다. 해당 MOU는 모든 전선의 군사작전을 즉각적이고 영구적으로 끝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후 양측은 이란 핵 프로그램과 대이란 제재 해제 등을 놓고 후속 협상을 이어왔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헤즈볼라 공격이 협상 변수로 떠올랐다. 여기에 미국과 이란의 이번 공방까지 겹쳤다. 종전 MOU는 발효 직후부터 중대 시험대에 올랐다.
양측 모두 합의를 파기하는 데는 부담이 있다. 미국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다. 이란도 MOU를 자국에 유리한 성과로 보고 있다. 다만 군사 대응이 반복되면 돌발 상황이 확전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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