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못믿겠다” 獨차기 정부, 181조 원 상당 금 인출 검토

3 weeks ago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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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차기 정부가 미국에서 보관 중인 자국 금 1200톤을 인출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관세를 앞세워 유럽연합(EU)과 통상 전쟁을 벌이고 있고, 그동안 유럽이 적대시한 러시아와 밀착하는 등 경제와 안보 정책에서 모두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미국과의 거리두기’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뒤 미국과의 갈등이 깊어질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자 더 큰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금을 인출하는 게 안전하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4일 독일 빌트 등에 따르면 올해 2월 독일 총선에서 승리한 기독민주당(CDU)의 고위 관계자들은 더이상 미국이 안정적인 파트너가 아니라는 판단아래 뉴욕 맨해튼 연방준비은행 지하 금고에 보관 중인 자국 금 1200톤을 인출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

독일은 미국 다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금을 보유한 국가다. 미국에 보유 중인 1200톤 가량의 금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1130억 유로(약 181조 원) 정도된다. 독일의 전체 금 보유량 3370톤 중 약 35% 정도가 미국에 보관돼 있는 것이다.

미 정치매체인 폴리티코는 독일이 미국에 보관 중인 자국 금을 인출하려는 배경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연준의 독립적인 운영 방침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에 대한 불안감도 있다고 전했다. 미국 연준은 통화정책 등 결정에 있어 대통령의 명령에서 자유로운 독립기관이나, 트럼프 대통령이 4일 “지금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를 낮출 완벽한 시기”라고 발언하는 등 공개 압박하며 입김을 강하게 미치고 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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