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폐 넘어 뇌까지 간다…"환경 유해물질 평가 활용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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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미세먼지 체내 이동경로 규명
폐 넘어 간·신장·뇌서도 확인
초고감도 분석으로 극미량 측정

  • 등록 2026-05-10 오후 12:00:04

    수정 2026-05-10 오후 12:00:04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미세먼지가 체내에 들어온 뒤 폐뿐 아니라 간, 신장, 뇌 등 여러 장기로 이동한다는 사실을 정밀 분석 기술로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방사성 탄소(¹⁴C) 표지 미세먼지를 이용한 동물 노출 실험 수행 및 각 장기별 분포 확인(사진=KIST)

KIST 특성분석·데이터센터 유병용·이관호 박사 연구팀은 소동물에 실제 환경과 유사한 농도의 미세먼지를 노출한 뒤, 각 장기에 축적된 미세먼지 양을 나노그램(ng) 수준까지 측정할 수 있는 분석 플랫폼을 개발했다.

미세먼지는 장기간 노출될 경우 폐 기능 저하뿐 아니라 전신 염증 반응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체내에 유입된 뒤 어느 장기로 얼마나 이동하는지는 기존 기술로 정밀하게 파악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방사성 탄소(¹⁴C)로 표지한 미세먼지를 제작하고, 극미량 방사성 동위원소를 구별·측정할 수 있는 가속기 질량분석법(AMS)을 결합했다. 이를 통해 체내에 들어간 미세먼지의 이동 경로와 장기별 축적량을 숫자로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장기 및 순환계 내 미세 먼지의 분포 현황으로 장기간-저농도 노출과 단기간-고농도 노출을 비교했다.(사진=KIST)

동물 실험 결과 미세먼지는 폐에만 머무르지 않고 간, 신장, 뇌 등 다양한 장기에서도 확인됐다.

실제 대기질 ‘매우 나쁨’ 수준인 PM10 약 150㎍/㎥ 농도에서 1시간만 노출해도 일부 입자가 여러 장기에서 검출됐다. 하루 3시간씩 7일간 반복 노출한 경우에는 장기별 분포량이 증가하는 경향도 나타났다.

이는 미세먼지가 노출 시간과 빈도에 따라 체내에 점진적으로 축적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번 기술은 미세먼지 위해성 평가의 정밀도를 높이고, 환경 기준과 보건 정책 수립에 과학적 근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기존 호흡기 중심 연구를 넘어 뇌와 간 등 전신 영향을 고려한 건강 영향 평가에 활용될 수 있다.

연구팀은 향후 이 분석 플랫폼을 미세플라스틱 등 다른 환경 유해물질 평가에도 적용해 산업·환경 안전 관리 분야로 확장할 계획이다.

¹⁴C 표지 미세먼지를 이용한 동물 노출 실험 수행 및 각 장기별 분포 확인(사진=KIST)

이관호 KIST 박사는 “가속기 질량분석법을 활용해 미세먼지의 체내 유입량과 장기별 축적량을 정량적으로 제시한 첫 사례”라며 “실제 생활환경과 유사한 조건에서도 미세먼지의 체내 분포량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을 받아 KIST 주요사업과 대기환경복합대응연구사업으로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 ‘환경 과학과 기술(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송성은(왼쪽부터) KIST 학생연구원(제1저자), 이관호 KIST 선임연구원(제1저자), 유병용 KIST 선임연구원(교신저자) (사진=K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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