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하고도 수습처를 구하지 못한 장기 미지정 회계사가 한국공인회계사회에 신청하면 한공회장이 등록 회계법인에 수습처를 배정하는 방안이 도입된다. 또 국회·법원·국민연금공단 등 합격자 선호기관과 한공회 추천기관도 공인회계사 실무수습기관에 포함될 수 있도록 관련 규제가 완화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9일 공인회계사 자격·징계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공인회계사 수습 안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지난해 11월 열린 공인회계사 자격·징계위원회에서 수습 관련 구체적인 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기로 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금융위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공인회계사 선발·실무수습 개선 태스크포스와 세미나를 통해 유관기관, 외부 전문가,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해왔다.
현행 공인회계사법상 시험 합격자가 공인회계사로 등록하려면 최소 1년의 실무수습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수습처를 구하지 못한 미지정 회계사가 발생하면서 시험 합격자에게 최소한의 등록 요건 충족을 제도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금융위와 한공회는 우선 미지정 회계사가 한공회에 신청할 경우 한공회장이 수습처를 배정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배정 대상은 원칙적으로 시험 합격 이후 2년 이상 실무수습을 받지 못한 장기 미지정자 중심으로 운영된다. 다만 수습처 배정을 원하는 미지정 회계사가 한공회에 신청한 경우로 한정된다.
배정 기관은 일정 수준 이상의 수습 품질을 확보할 수 있도록 등록 회계법인으로 정했다. 등록 회계법인은 외부감사법에 따라 주권상장회사 감사인으로 금융위에 등록한 회계법인을 뜻한다. 한공회장이 등록 회계법인에 수습 인원 규모(TO)를 배정하면, 각 회계법인이 배정받은 인원만큼 공인회계사 등록에 필요한 수습 기간 동안 채용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배정 대상 전체 인원을 각 회계법인의 매출액 비중에 따라 할당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수습 기간은 공인회계사 등록에 필요한 총 1년으로 운영된다. 이 가운데 등록 회계법인에서의 현장 실무 기간은 9개월 이상으로 하고, 나머지 기간은 한공회에서 이론 중심 교육을 받도록 할 계획이다.
수습기관 자체도 넓어진다. 금융위는 지난 2004년 이후 20년 넘게 개정되지 않은 ‘공인회계사 실무수습기관 지정고시’ 를 고쳐 수습기관과 수습가능부서를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수습기관은 회계법인, 감사반, 한공회, 금융감독원, 2004년 당시 고시에 열거된 기관 중심이다. 앞으로는 여기에 국회·법원·국민연금공단 등 합격자 선호기관과 한공회 추천기관을 추가할 수 있도록 한다.
수습가능부서도 기존 재무제표 작성 부서 중심에서 넓어진다. 앞으로는 지도공인회계사의 확인 아래 한공회장이 인정하는 부서도 실무수습이 가능한 부서로 인정된다. 한공회는 자체 내규인 ‘실무수습에 관한 규정’ 도 개정해 지도공인회계사 관련 규제를 완화할 예정이다. 지도공인회계사가 없는 경우 최고재무책임자(CFO)나 회계팀장이 지도하고 한공회가 별도로 확인하는 방식이 허용된다. 지도공인회계사가 되기 위한 경력 요건도 기존 7년 이상에서 4년 이상으로 낮아진다.
회계법인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인센티브도 마련된다. 금융위는 배정 TO에 따라 실제 채용된 인원에 대해 해당 회계법인의 감사인 지정제외점수를 일부 감면해 줄 예정이다. 한공회도 회계법인이 부담하는 수습 회계사 입회금 등 회비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위는 이번 방안의 후속 조치로 상반기 중 공인회계사 실무수습기관 지정고시 개정을 위한 규정변경예고를 추진한다. 한공회도 실무수습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마련해 금융위 승인을 거쳐 연내 시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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