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태스크포스(TF) 위원인 민병덕 의원이 “제도는 발판이 되어야지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며 50%+1주 은행 중심 스테이블코인 발행 구조에 대해 비판하고 나섰다.
민병덕 의원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스테이블코인 기반 무역금융 정책·제도·금융 전략 세미나’(주최 민병덕 의원·한국핀테크산업협회)에서 “발행 주체를 제한하는 방식이 아니라 준비자산, 공시, 유동성 관리와 같은 설계 기준을 통해 신뢰를 확보하고, 그 위에서 다양한 시장 참여자가 경쟁하며 유스케이스(usecase)를 만들어가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여당은 지난 5일 당정협의회를 열고 최종안을 논의하기로 했으나 중동전쟁 여파로 증시가 불안하자 회의를 연기했다. 지난 19일 국회에서 금융위와 당정협의회가 열렸으나 증시 대책, 추가경정예산(추경) 등의 논의만 이뤄졌다. 이후 정무위 의원들의 지방선거·지역구 일정, 해외 출장 등으로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는 연기됐다.
당초 정부는 국회와 논의해 올해 1분기까지 스테이블코인 관련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을 하기로 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과 금융위원회가 지난 1월9일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금융위는 올해 1분기(1~3월) 주요 추진과제에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디지털자산 2단계 입법)’ 내용을 포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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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태스크포스(TF) 위원인 민병덕 의원(정무위). (사진=최훈길 기자) |
이렇게 입법이 지연된 것은 미·이란 전쟁 여파도 있었지만, 정부가 논란이 되는 법안 내용에 대해 강행 입장을 고수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50%+1주(51%룰) 지분 구조로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은행 중심으로 구성해야 한다는 쟁점, 현행 자본시장법상 대체거래소(15%) 수준인 15~20%로 두나무(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스트리미(고팍스) 등 국내 모든 가상자산 거래소의 대주주 지분을 제한하는 쟁점이 논란이다.
관련해 한국은행은 51%룰에 대해 금융안정 등을 위한 취지라고 밝혔다. 반면 은행이 과반을 차지하는 컨소시엄으로 가면 리스크 관리에만 치중해 혁신적 서비스가 나오지 않을 것이란 비판이 제기된다. 또한 금융위는 가상자산 거래소를 공적 인프라로 보고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취지라고 했지만 이미 성장한 민간 기업의 지분을 추후에 강제 매각하는 조치여서 위헌 논란과 산업 위축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대해 민 의원은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활용”이라며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빠르게 확산된 이유는 제도가 앞서서가 아니라 실제 거래와 결제 속에서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유스케이스를 먼저 만들어냈기 때문”이라며 유스케이스를 강조했다.
민 의원은 “이제 우리도 같은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며 “원스코를 단순한 제도 논의의 대상이 아니라 무역, 결제, 콘텐츠, 플랫폼에서 실제로 사용되는 경제 인프라로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민 의원은 “무역 영역에서 원화 기반 결제가 가능해진다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도 복잡한 외환 절차 없이 글로벌 시장에 접근할 수 있고, 외환 비용과 리스크 역시 구조적으로 줄일 수 있다”며 “이는 금융 혁신이 아니라 수출 경쟁력의 구조를 바꾸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민 의원의 축사 전문이다.
반갑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민병덕입니다.
디지털경제에서 우리가 직면한 현실은 기축통화인 달러가 디지털통화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미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절대다수는 달러 기반입니다.
거래의 90% 이상이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고, 무역과 결제, 자본이동까지 그 영향력이 확장되고 있습니다.
이 흐름이 의미하는 바는 단순하지 않습니다. 결제는 곧 데이터이고, 데이터는 곧 경제 영토입니다. 이대로라면 대한민국의 디지털 경제 활동은 우리의 물리적 영토 안에서 이뤄지더라도 그 결제와 데이터는 달러 기반 네트워크 위에서 축척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대한민국의 디지털 영토가 물리적 영토보다 더 작아지는 상황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스테이블코인을 어떤 통화 기반 위에서 경제가 작동할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즉, 원스코(원화 스테이블)는 선택이 아니라 전략입니다.
특히 무역금융은 그 전략이 실제로 작동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영역입니다. 현재의 무역 결제 시스템은 복잡한 중개 구조, 높은 비용, 느린 정산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 스테이블코인은 실시간 결제와 비용 절감, 중개 축소라는 근본적 변화를 가능하게 합니다.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활용입니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빠르게 확산된 이유는 제도가 앞서서가 아니라 실제 거래와 결제 속에서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유스케이스를 먼저 만들어냈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도 같은 단계로 나아가야 합니다. 원스코를 단순한 제도 논의의 대상이 아니라 무역, 결제, 콘텐츠, 플랫폼에서 실제로 사용되는 경제 인프라로 만들어야 합니다.
특히 무역 영역에서 원화 기반 결제가 가능해진다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도 복잡한 외환 절차 없이 글로벌 시장에 접근할 수 있고, 외환 비용과 리스크 역시 구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이는 금융 혁신이 아니라 수출 경쟁력의 구조를 바꾸는 문제입니다.
저는 디지털자산 정책을 논의하면서 늘 강조해왔습니다. 제도는 발판이 되어야지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됩니다. 발행 주체를 제한하는 방식이 아니라 준비자산, 공시, 유동성 관리와 같은 설계 기준을 통해 신뢰를 확보하고, 그 위에서 다양한 시장 참여자가 경쟁하며 유스케이스를 만들어가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지금 우리는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달러 기반 디지털 질서에 편입할 것인가, 아니면 원화 기반의 새로운 질서를 설계할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실제 활용 방안, 이른바 유스케이스를 우리가 만들어 보면 어떨까요? 디지털자산은 제도 없이 자생한 산업입니다. 도전 정신을 키워야 합니다.
오늘 세미나를 통해서 대한민국 디지털 금융의 경쟁력이 키워지길 희망합니다. 저 역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 week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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