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표 정청래 "사과 없으면 국힘과 악수도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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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을 이끌 새 대표로 선출됐다. 그는 지난 2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민주당 임시전국당원대회 당 대표 경선에서 61.74%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정 신임 대표가 당선 직후 민주당 깃발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뉴스1

정청래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을 이끌 새 대표로 선출됐다. 그는 지난 2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민주당 임시전국당원대회 당 대표 경선에서 61.74%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정 신임 대표가 당선 직후 민주당 깃발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뉴스1

4선의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여당 대표로 선출됐다. 당심을 등에 업고 당선된 정 대표는 “지금은 내란과의 전쟁 중”이라며 “사과하지 않으면 국민의힘과는 악수도 안 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정 대표가 야당과 대치를 불사하겠다고 선언하면서 협치에 무게를 둔 이재명 정부와 엇박자를 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심 잡은 정청래 압승

정 대표는 지난 2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2차 민주당 임시전국당원대회(전당대회)에서 총 61.74% 표를 얻어 새 당 대표로 뽑혔다. 경쟁 상대인 박찬대 후보(38.26%)를 크게 앞질렀다. 임기는 내년 8월께 열리는 전당대회 전까지다.

정 대표는 학생운동권 출신 강성 친이재명계 인사다. 2004년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17대 국회에 입성했지만 한동안 당내 비주류로 머물렀다. 2016년 총선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되기도 했다. 2020년 3선 의원으로 복귀했고 수석최고위원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등을 지냈다. 직설 화법으로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이번 당 대표 선거에서 당선된 것도 높은 인지도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특히 권리당원이 정 대표를 대거 지지했다. 정 대표는 대의원 투표에선 득표율 7.04%(반영 비율 적용)로 박 후보(7.96%)에게 뒤졌지만, 당원 투표와 일반 여론조사에선 압도적으로 이겼다. 정 대표(36.56%)와 박 후보(18.44%)의 권리당원 득표율은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정 대표는 “정청래의 당선은 당 주인인 당원들이 이제 당 운명을 결정하는 시대가 왔다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명직 최고위원 2명 중 1명을 평당원에서 뽑고, 당내 선거에서 대의원 표 가치가 권리당원보다 높게 산정되는 현행 제도를 고치겠다고 약속했다.

◇야당과는 ‘대치’·정부와는 ‘원팀’

정 대표는 대야 공세 수위를 높일 전망이다. 정 대표는 ‘여야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지금은 내란과의 전쟁 중이고, 여야 개념이 아니다”고 답했다. 그는 “내란특검을 통해 국민의힘 내부에 내란 동조 세력, 방조자·협력자가 있다는 게 밝혀지면 자연스럽게 위헌 정당 해산 심판 청구를 하려는 국민적 요구가 높아질 것”이라고도 했다. 아울러 “전당대회가 끝난 즉시 지금 바로 검찰개혁 태스크포스(TF), 언론개혁 TF, 사법개혁 TF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정 대표의 당선을 축하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당선을 축하한다”면서도 “그간 보인 언행을 보면 정 대표의 목표가 ‘여야 협치’보다 ‘여당 독주’ ‘입법 독재’에 있다는 사실은 너무나 자명해 보인다”고 했다.

대통령실과의 관계 설정도 관건이다. 정 대표는 평소 “싸움은 제가 할 테니 이재명 대통령은 국정 운영에만 전념하시라”고 주장해왔다. 다만 정 대표가 자기 입지를 다지기 위해 대통령실과 엇박자를 낼 수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부는 협치, 당은 대치라는 투 트랙 전략을 의도적으로 택할 수 있겠지만 야당과의 갈등으로 국회 파행이 반복되면 대통령실도 부담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정 대표는 3일 나주 수해 현장을 찾아 복구 작업을 도왔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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