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파크에 바람이 몰아쳤고, 혜성이 쏟아졌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와 LA다저스 내야수 김혜성은 1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두 팀간 시리즈 첫 경기 나란히 선발 출전했다.
두 선수 모두 존재감을 드러냈다. 샌프란시스코 6번 중견수 출전한 이정후는 4타수 3안타 3타점 1삼진 기록했다. 시즌 타율 0.251로 끌어올렸다. 다저스의 8번 2루수 김혜성도 4타수 3안타 1득점 1삼진 기록했다. 시즌 타율 0.349가 됐다.
경기는 홈팀 샌프란시스코가 8-7로 이겼다. 이 승리로 52승 43패가 됐다. 다저스는 끝까지 접전을 벌였지만 패하며 7연패 늪에 빠졌다. 시즌 56승 39패.
먼저 존재감을 드러낸 쪽은 김혜성이었다. 윌리 아다메스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끌려가기 시작한 2회말, 케이시 슈미트의 투수 옆 빠지는 땅볼 타구를 달려가서 잡아낸 뒤 바로 송구로 연결, 아웃시키며 이닝을 끝냈다.
바로 이어진 3회초 공격에서 상대 선발 로건 웹을 흔들었다. 중전 안타로 이날 팀의 첫 안타를 기록한데 이어 2루 도루를 성공시켰고 토미 에드먼의 1루 땅볼 때 3루까지 진루했다.
득점권에 주자가 나가자 웹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결국 오타니 쇼헤이에게 우측 담장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김혜성은 함께 홈으로 들어왔다.
그 다음은 이정후 차례였다. 1사 1, 2루에서 우익수 키 넘기는 3루타로 주자 두명을 불러들이며 단숨에 3-2로 역전했다. 자신의 시즌 8호 3루타.
이어 케이시 슈미트의 좌익수 뜬공 때 홈으로 들어왔는데 좌익수 마이클 콘포르토의 정확한 홈 송구에 아웃됐다. 이정후는 급하게 손을 흔들며 아니라고 주장했고, 벤치에서도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판독 불가로 원심이 인정됐다.
샌프란시스코 타선은 5회 폭발했다. 선두타자 도미닉 스미스의 솔로 홈런을 시작으로 1사 만루에서 나온 맷 채프먼의 야수 선택, 이어 아다메스의 중견수 키 넘기는 주자 일소 3루타로 점수를 더했다.
이정후도 여기에 힘을 더했다. 1루 방면 땅볼을 때린 뒤 전력 질주, 내야안타로 타점을 올렸다. 다저스 투수 앤소니 반다는 뒤늦게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다 다리를 다친 것처럼 보였으나 투구를 이어갔다.
그렇게 경기는 샌프란시스코쪽으로 기우는 듯했으나, 다저스도 연패 탈출 의지가 강했다. 6회 1사 1루에서 윌 스미스,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연속 2루타, 이어 콘포르토의 중월 투런 홈런으로 순식간에 4점을 뽑았다.
테오스카의 2루타는 이정후가 끝까지 잘 쫓아가 글러브까지 댔지만, 타구가 글러브를 맞고 튀면서 2루타가 됐다. 잡았다면 이날의 하이라이트가 될 수 있는 장면이었다.
김혜성은 6회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다시 분위기를 만들었다. 바뀐 투수 랜디 로드리게스 상대로 유격수 방면 내야안타 출루 뒤 다시 한 번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이날 경기전까지 도루 저지율 37%, 리그 최다인 17개의 도루 저지 기록한 베일리 상대로 두 번의 도루 시도를 모두 성공시키며 스피드를 자랑했다. 아쉽게도 이번에는 잔루가 됐다.
중견수 이정후의 수난은 7회에도 계속됐다. 무키 벳츠의 잘맞은 타구를 끝까지 쫓아갔으나 잡지 못했고, 타구까지 더듬으며 추가 진루를 허용했다. 공식 기록은 2루타와 중견수 실책으로 인한 추가 진루. 결국 다저스는 계속된 2사 3루에서 스미스의 중전 안타가 나오며 8-7로 추격했다.
두 선수의 방망이는 후반에도 뜨거웠다. 이정후는 7회말 중전 안타로 출루하며 이날 세 번째 안타 기록했다. 김혜성도 8회초 타일러 로저스 상대로 좌익수 키 넘기는 2루타 때리면서 3안타 기록했다. 두 선수 모두 후속타가 터지지 않으며 이번에는 잔루가 됐다.
선발 웹이 6회 갑자기 무너진 샌프란시스코는 이후 불펜 필승조를 총동원해 상대 추격을 막았다. 랜디 로드리게스가 5아웃을 책임졌고 8회 타일러 로저스, 9회 카밀로 도발이 이어 던졌다. 도발은 다저스 상위 타선을 상대로 1사 1, 2루 위기에 몰렸지만, 윌 스미스를 병살로 잡으며 극적인 세이브 기록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