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벌레를 다시 보게 되는 순간, 나도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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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작가 매슈 맥스웰의 그림에세이 ‘바퀴벌레 이야기’
“부정적 생각, 사실 아닌 해석인지 스스로 물어야”

‘원효대사 해골 물’은 해석이 달라지면 세상도 달리 보일 수 있음을 일깨우는 고전적 이야기다. 미국 작가 매슈 맥스웰의 그림에세이 ‘바퀴벌레 이야기’(동아시아)는 이런 깨달음을 현대적으로 풀어낸다. 해골물뿐 아니라, 바퀴벌레조차 다르게 볼 수 있지 않겠느냐는 제안이다. 맥스웰 작가를 16일 서면으로 만났다.

작가는 자신을 “바퀴벌레가 흔한 콜로라도와 텍사스에서 호기심 많은 소년으로 자랐다”고 소개했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바퀴벌레를 발견할 때마다 비명을 지르던 모습을 보며, 그는 이를 자연스럽게 공포와 혐오의 대상으로 받아들였다. 그는 “거의 모든 사람이 바퀴벌레를 혐오한다”며 “바로 그 보편성이 이 소재를 더욱 강력하게 만든다”고 했다.

책은 어느 날 식탁에 나타난 바퀴벌레를 보고 비명을 지르는 소년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곧 질문이 이어진다. ‘나는 왜 바퀴벌레를 싫어하게 됐을까? 실제로 해를 입은 적도 없는데.’ 이 물음은 사랑, 과거, 죽음 등 인간을 괴롭히는 주제로 확장된다. 소년은 당연하게 받아들여온 감정과 믿음을 의심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다시 해석해 나간다.혹시 스스로를 바퀴벌레처럼 여기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은 그들을 향해서도 조용히 손을 내민다. 작가는 “과거에 그토록 싫어했던 ‘제 자신’을 깊이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에서 이 책이 탄생했다”며 “스스로에 대해 가졌던 믿음에 의문을 던지기 시작하자, 자기애가 깊어졌고 주변을 향한 연민과 호기심도 함께 커졌다”고 했다.

작가는 해석을 바꾸는 구체적인 방법도 소개했다. 첫 단계는 ‘알아차리기.’ 그는 사흘 동안 수첩을 들고 다니며 머릿속에 떠오르는 부정적인 생각을 모두 적어본 적이 있다고 했다. 다음 단계는 그 믿음을 마주했을 때 스스로 묻기. “이것은 사실인가, 아니면 해석인가?”

예를 들어 “나는 멍청해”라는 믿음은 사실이 아니라 해석이다. 그는 그 생각을 내려놓고 새로운 해석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이때 중요한 건 단순히 정반대로 뒤집지 않는 것이다.

“‘나는 멍청해’를 ‘나는 똑똑해’로 바꾸는 식의 대응은 오히려 내면에서 또 다른 논쟁을 낳을 수 있어요. 대신 ‘삶은 경이롭다’거나 ‘난 축복받은 존재다’처럼 전혀 다른 방향의 문장을 선택하는 게 도움이 됩니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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