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오브아메리카 설문
글로벌 펀드매니저 82%
"반도체가 거래 가장 붐벼"
M7이 인기 끌던 당시에도
득표율은 50% 내외 그쳐
글로벌 반도체주 쏠림이 '매그니피센트7(M7) 광풍' 때보다 더 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등 아시아 반도체주로 전 세계 투자자들이 몰려들면서 과열 양상을 띠자 차익 실현을 권고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공개한 2026년 7월 글로벌 펀드매니저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2%는 '글로벌 반도체 롱(상승 베팅)'을 가장 붐비는 거래(most crowded trade)라고 답했다. 82% 득표율은 이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 2014년 이후 최고치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2~9일 전 세계 181명의 기관투자자(총 운용자산 4840억달러)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펀드매니저들이 글로벌 반도체를 가장 붐비는 거래로 선정한 것은 지난 3월 이후 다섯 달 연속이다. 지난 3월 35% 응답으로 금과 공동 1위에 선정되더니 4월에는 24%로 원유와 더불어 1위에 올랐다. 이후로는 독주다. 5월(73%), 6월(80%), 7월(82%)을 거치며 득표율이 계속 상승했다.
BofA 설문조사는 시장 흐름과 투자자 심리를 후행하는 성격이 있어 주로 역발상 지표로 활용된다. 이번 조사처럼 시장 심리가 과도하게 한쪽으로 쏠리는 경우 증시 과열을 나타낸다고 해석된다. 통상적으로 BofA 설문에서 가장 붐비는 거래 1위는 40~60% 득표율을 받는다. 그러나 이번에는 글로벌 반도체가 다른 후보군을 압도적으로 제쳤다. M7 롱(7%), 미국 달러화 롱(4%), 유럽 주식 숏(하락 베팅·3%), 원유 롱(2%) 등은 모두 한 자릿수 응답률에 머물렀다.
박승진 하나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를 바탕으로 관련 업종에 대규모 자금을 집중하고 있는 국면"이라며 "수급 쏠림의 상황인 만큼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포지션"이라고 분석했다.
빅테크 M7이 다른 종목들의 매수세까지 흡수했던 2023~2025년 미국 증시에서도 비슷한 쏠림 현상이 발생한 바 있다. M7은 2023년 4월부터 24개월 연속으로 가장 붐비는 거래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M7 외 투자처에도 매매가 분산돼 득표율이 이번 글로벌 반도체만큼 높지 않았다. M7은 2023~2025년 설문에서 주로 50% 내외의 응답률을 보였으며 최고치를 기록한 2024년 7월의 경우 71%였다.
최근 반도체 집중 현상에 비견될 수 있는 시기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유동성을 공급해 증시가 오름세를 보였던 2020년 10월이다. 당시 미국 기술주의 득표율은 80%로 집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글로벌 반도체주로의 시장 쏠림이 심각해지자 '이제 1등 말에서 뒤처진 말로 옮겨탈 때'라는 권고도 나온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로베코는 최근 강세를 보인 모멘텀 주식(상승 추세가 살아 있는 업종)과 가치주의 상대 성과가 역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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