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20세 시대] “입추 지났지만 방심 금물”… 급증하는 반려동물 온열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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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절기상 입추(立秋)가 지나며 찌는 듯한 폭염은 한풀 꺾인 모양새입니다. 아침저녁으로 제법 시원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폭염에 대한 걱정은 한결 누그러졌지만, 결코 방심해서는 안 됩니다. 진료 현장에서 체감하기에, 작년과 비교해 올해 유독 온열질환(열사병)으로 다급하게 내원하는 강아지, 고양이 환자가 부쩍 늘었습니다. 안타까운 점은 날씨가 조금 선선해졌다는 생각에 무심코 넘긴 일상적인 상황들이 아이들에게 치명적인 응급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40℃를 넘어가면 즉시 동물병원에 내원해야 하는 응급 상황이다. 사진제공=평촌 넬동물의료센터 과거 온열질환이라고 하면 한여름 야외나 밀폐된 차량에 방치된 경우를 먼저 떠올렸습니다. 하지만 최근 진료실에서 마주하는 케이스는 조금 다릅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에어컨 고장’입니다. 보호자님은 평소처럼 에어컨을 켜두고 출근하셨지만, 예기치 못한 기기 고장이나 정전으로 인해 밀폐된 실내 온도가 급상승하면서 아이가 쓰러진 채 발견되는 안타까운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한, ‘산책 후 급격한 컨디션 저하’로 내원하는 친구들도 크게 늘었습니다. 해가 진 후 제법 선선해졌다고 판단해 산책을 나섰지만, 낮 동안 달궈진 아스팔트의 지열이 채 식지 않아 복사열이 아이들의 체온을 치솟게 만든 것입니다. 산책 도중이나 귀가 직후 헐떡임이 멈추지 않고 구토나 기력 저하를 보인다면 이미 온열질환이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수의사로서 보호자님들께 꼭 당부드리고 싶은 가장 중요한 사실은, 평소 기저질환이 전혀 없던 건강한 아이라도 온열질환 앞에서는 순식간에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퍼그나 시츄 같은 단두종, 혹은 심장 질환이나 신장 질환을 앓고 있는 노령동물이 더위에 유독 취약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주 건강했던 청년기의 아이들도 예고 없이 급격히 상태가 악화되는 것이 바로 온열질환의 무서움입니다.사람은 온몸의 땀샘을 통해 땀을 배출하며 스스로 체온을 낮추지만, 반려동물은 발바닥에만 극소수의 땀샘이 존재합니다. 강아지는 입을 벌리고 숨을 쉬는 팬팅(Panting)으로, 고양이는 털을 핥는 그루밍으로 체온을 조절하려 애쓰지만 일정 온도와 습도를 넘어서면 이 자체적인 시스템은 한계에 부딪히고 맙니다. 이때 초기 대응이 조금만 늦어져도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치솟으며 급성 신부전, 뇌 손상, 다발성 장기 부전 등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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