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기대 꺾이자 금융주 투자심리 ‘흔들’
고배당에도…고금리 장기화 땐 건전성 리스크
업종별 온도차…결국 금리·지정학 리스크 좌우
최근 금융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금융주는 대표적인 ‘고배당주’로 방어주 역할을 이어왔지만, 금리 의존도가 높다는 한계점이 미국·이란 분쟁 이후 재차 부각되면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금통위원 7명 전원 일치된 의견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창용 총재의 마지막 금통위인 이날까지 7회 연속 2.5%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한은이 중동 전쟁이 국내 경제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이 불확실한 만큼 더욱 신중한 통화정책을 펼칠 것이란 경계감을 내비치자,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이 사실상 끝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간 금리 하락 기대를 기반으로 반등을 모색하던 은행·보험·카드주가 다시 금리 변수에 발목이 잡히는 모습이다.
미국·이란 분쟁 발발 직전인 2월 말 16만원대였던 KB금융의 주가는 이후 종가 기준 13만원대까지 곤두박질친 바 있다.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 장기화 및 관련 우려는 지난주(지난 3월 30일~4월 3일)에도 지속됐다. 이 기간 은행, 증권, 보험업종 모두 각각 3.6%, 6.1%, 4.1%의 조정을 시현했다.
“방어주로 들고 있을까”…‘실적·배당 매력’ 희망론
이에 증권가에서는 금융주를 둘러싸고 기대와 경계가 교차하는 분위기다.
특히 긍정적인 시각에서는 견조한 실적과 높은 배당 매력에 주목하며, 금융주가 여전히 ‘중립 이상’ 수준의 투자 매력을 갖추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고금리 환경 자체는 은행 실적에 단기적으로 긍정적인 요인이다. 예대금리차 확대를 통한 이자이익 방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주요 시중은행들은 여전히 견조한 순이자마진(NIM)을 유지하며 실적 하방을 지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은행지주사들의 순이익은 약 6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 증가하며 시장 기대치를 웃돌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기업대출 증가에 따른 대출 성장과 NIM 개선, 자본시장 수수료 확대 등이 주효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재까지는 대손비용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고유가로 경기 둔화 우려가 본격화될 경우 은행주 투자심리도 후행적으로 약화될 수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당 매력은 여전히 금융주의 핵심 투자 포인트”라고 조언했다.
주요 금융지주들은 높은 주주환원 정책을 유지하고 있으며, 일부는 총주주환원율 50%를 웃도는 수준까지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비과세 배당 재원까지 확보된 점은 향후 추가적인 자금 유입 요인으로 꼽힌다.
개별 종목별로는 저평가 매력이 부각된 종목을 중심으로 차별화 흐름도 나타났다. iM금융은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을 바탕으로 기관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세를 보였고, 신한지주는 단기 조정으로 가격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고금리·정책 변수’ 신중론도 공존
동시에 고배당을 통한 방어주 역할로 보유할 수는 있지만, 공격적으로 비중을 늘리기엔 변수가 많다는 신중론 역시 대두되고 있다. 금리 상승과 지정학 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자산건전성 악화와 자본비율 부담이 부각될 수 있단 우려에서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 수순을 밟을 시 금융사 대출 수요 감소와 자산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과 가계의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연체율 상승 가능성도 함께 거론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은 이자이익이 버텨주고 있지만, 경기 사이클이 꺾이면 건전성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책 변수도 부담이다.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요구와 대출 확대 압박은 은행 수익성에 구조적인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리 환경과 무관하게 이익을 일부 사회적 비용으로 환원해야 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은행·보험·증권, 업종별 투자 전망 갈려…관건은 ‘금리·지정학 변수’
금융주 안에서도 세부 업종별로 투자 전망이 갈린다. 통상 금리 상승은 은행에게는 NIM 개선이, 보험에게는 지급여력(K-ICS)비율 상승 등 건전성 개선으로 이어짐에 따라 우호적인 반면 증권은 채권 평가손실, 부동산PF 리스크 부각 등 실적 훼손 우려로 비우호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성에 기반해 전문가 사이에선 현 시장금리 상승 추이는 금융 업권 중 직관적으로 NIM 개선에 따른 톱라인 증가가 예상되는 은행에게 가장 우호적이란 제언이 나온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 은행들의 자본비율 수준, 2022년 누적 충당금 적립 수준 등 고려해볼 시 실적 훼손보다는 실질마진(NIM-CCR)에 대한 기대감이 더 높은 국면으로 판단한다”며 “은행들은 안정적으로 확보된 이익을 바탕으로 한 자본 효율성 제고로 경영 패러다임이 전환됐단 점을 고려했을 때 여전히 글로벌 은행 대비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유효하다”고 말했다.
결국 금융주의 향방은 금리와 지정학 변수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금융주는 금리 상승이 이어지는 한 실적 측면의 긍정적 흐름은 유지될 가능성이 높지만, 동시에 리스크 요인도 함께 커지는 구조기 때문이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융업종의 가시적인 회복을 위해서는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에 대한 우려 완화가 관건이 될 전망”이라며 “시장의 시나리오 대로 사태가 장기화되지 않을 경우, 은행과 증권을 중심으로 견조한 1분기 실적 개선이 더욱 부각될 수 있다는 점에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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