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2인 체제’ 잇따라 취소
“합의제 위해 3인 이상 재적해야”
방송통신위원회(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2인 체제’로 신동호 EBS 신임 사장을 임명한 것에 대해 법원이 “절차 위반”이라며 임명을 취소했다. EBS의 ‘한 지붕 두 사장’ 갈등 체제가 법원 판결로 정리됐다.
26일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판사 공현진)는 김유열 EBS 사장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를 상대로 낸 사장 임명처분 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신 사장의 임명을 아예 무효로 해달라는 주위적(주된) 청구는 기각했지만, 판결과 함께 임명을 취소해달라는 예비적 청구는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방통위의 심의·의결이 적법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다수결에 기반한 합의제 기관으로서 실질적으로 기능하기 위한 최소한의 위원, 즉 3인 이상의 위원이 재적하는 상태에서 재적위원 과반수의 찬성이 필요하다”며 “방통위가 2인의 위원만으로 EBS 사장 임명동의 의결을 한 것은 의결정족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효력이 없다”고 판시했다. 방통위 의결 과정에 절차적으로 하자가 있으므로 이를 기반으로 한 임명 역시 취소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김 사장은 2022년 3월 8일 EBS 사장에 임명됐다. 지난해 3월 26일 방통위는 신동호 사장을 후임자로 임명하기로 의결했다. 당시 방통위는 상임위원 5명 중 윤석열 대통령이 지명한 이진숙 방통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 2명으로만 구성돼 있었다.
이에 EBS 보직 간부 54명 중 52명은 결정이 부당하다고 항의하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EBS 노조도 반발했다. 이튿날 김 사장은 서울행정법원에 사장 임명 무효 소송을 제기했고,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방통위의 신 사장 임명을 막아달라는 집행정지 신청도 함께 냈다.
재판부는 그해 4월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해 신청인에게 발생할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그 효력을 정지할 긴급한 필요가 인정된다”며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김 사장은 임기가 만료됐더라도 후임자가 임명되지 않으면 전임자가 유임된다는 한국교육방송공사법에 따라 EBS에 복귀했다.
방통위는 김 사장이 복귀하자 그의 직무집행을 멈춰달라는 가처분 신청도 별도로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에 제기했지만, 법원은 지난해 5월 적법한 소송 대리권이 없는 대리인에 의한 소송 제기라며 이를 각하했다.
행정법원 소송 과정에서 신 사장은 ‘김 사장은 임기가 만료돼 원고적격과 소의 이익이 없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후임자 임명까지 김 사장에게 직무수행권이 있고, 불분명한 법률문제에 대해 판결로 해명해 행정의 적법성을 확보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배척했다.
법원은 ‘2인 방통위’ 체제의 의결이 위법하다는 판결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지난해 11월 서울행정법원은 YTN 최대주주를 유진그룹으로 변경하도록 승인한 방통위 2인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지난 1월에는 KBS 이사 5명이 방통위를 상대로 낸 신임 이사 임명 무효확인 소송에서 새 이사 7명의 추천을 취소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MBC 대주주인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에 대한 해임 처분도 같은 이유로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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