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는 게 값'…김정은이 마신 2억짜리 술 뭐길래

7 hours ago 2

'부르는 게 값'…김정은이 마신 2억짜리 술 뭐길래

“바이주가 세계의 술이 되면, 중국은 새로운 방식의 문화 수출에 성공하게 될 것이다.” (토지 퐁 테이스팅트렌디스 대표)

중국 바이주(백주)가 위스키와 와인으로 양분됐던 글로벌 프리미엄 주류 시장에서 위상을 높이고 있다. 희소성을 강조한 주류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에 힘입어 ‘경험하는 술’이라는 프리미엄 이미지를 빠르게 확보하고 있다. 일각에선 중국 주류 업체들의 바이주 세계화 시도가 단순한 수출 전략이 아닌 국가 차원의 ‘문화 확산’ 프로젝트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 명품 전략 끌어쓴 마오타이

5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와이즈가이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프리미엄 바이주(10만원대 이상) 시장 규모는 95억5000만달러(약 14조6000억원)에 달한다. 1년 전보다 4.8% 불었다. 2035년엔 152억9000만달러(약 23조4000억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부르는 게 값'…김정은이 마신 2억짜리 술 뭐길래

과거 바이주 업체들은 중국 내수 시장에만 의존했다. 최근엔 서구권과 아시아 등 해외 시장으로 공격적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바이주 시장 2위 업체인 우량예는 작년 12월 국제축구연맹(FIFA)과 라이선스를 체결하고 올해 월드컵을 기념한 공식 바이주를 발표했다. 국제 행사를 계기로 글로벌 고객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충칭시에 위치한 장샤오바이주는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2024년 말 사명을 ’보틀플래닛’으로 바꿨다. 이 회사는 동남아시아, 싱가포르, 일본 등을 공략하기 위해 비교적 저도수 바이주를 각 국가에 판매하고 있다.

바이주 기업들은 에르메스 등 명품 브랜드와 유사한 희소성 전략을 펼치면서 몸값을 높이고 있다. 마오타이는 최고급품의 생산량을 연간 약 5만t으로 수준으로 제한했다. 스카프나 뷰티 등 입문용 제품으로 ‘충성 고객’을 만드는 점도 명품 브랜드 전략을 차용했다. 마오타이의 서브 브랜드인 ‘마오타이 영빈주’‘마오타이 왕자주’는 한 병 당 수 만원대 수준이다.

바이주 업계는 기존 중국 음식과만 어울린다는 인식을 깨기 위해 피자와 버거 같은 서구권 메뉴와 술을 함께 소개하는 ‘페어링 마케팅’도 벌이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홍콩이나 상하이의 프리미엄 레스토랑에서 바이주를 고급 메뉴와 함께 제공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주의 강한 향이 상대적으로 기름진 서구권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는 논리다.

중국 산업상공회의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바이주 수출은 7억4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5.3% 증가했다.

◇ ‘경험’ 앞세워 프리미엄 마케팅

중국의 바이주 세계화 시도가 단순한 브랜드 마케팅을 넘어 국가 산업 프로젝트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바이주 문화를 전 세계로 확산시켜 중국의 문화를 글로벌로 널리 알리는 전략이다. 최근 바이주 업체들은 전통 제조 방식만을 고집하는 대신 제품의 향미와 도수, 패키징 등을 재정비하면서 ‘경험’을 중시하는 프리미엄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고 있다. 기존 ‘원샷’ 문화 대신 와인이나 위스키처럼 향을 음미하면서 천천히 마시는 음용법도 개발하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바이주는 지역별 양조법에 따라 맛과 향이 크게 다른 게 특징”이라며 “와인이나 위스키처럼 비싼 돈을 지불하며 입문하는 글로벌 소비자들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주의 가격은 1만원대부터 수백만원까지 다양하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는 구이저우마오타이의 ‘비천 마오타이’이다. 국내에서 가격은 약 30만~50만원 사이다. 마오타이는 중국의 국주(나라 술)로 통할 만큼 귀한 대접을 받는다. 수십 년 된 비천 마오타이는 부르는 게 값이다. 2018년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중했을 땐 2억원짜리 마오타이가 등장해 화제를 끌기도 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