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가 ‘후치올(후반기에 치고 올라간다)’을 일궈낼 수 있을까.
지난해 V12를 달성한 KIA는 올 시즌에도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기존 자원들을 대부분 보존하는데 성공한 까닭이다. 우완 불펜 자원 장현식이 자유계약(FA)을 통해 LG 트윈스로 떠났으나, 트레이드로 키움 히어로즈에서 활동하던 우완 불펜 투수 조상우를 품에 안았다. 이 밖에 내부 FA 자원들이던 우완 사이드암 임기영, 우투좌타 유틸리티 자원 서건창과도 동행을 이어갔다.
하지만 시즌 초부터 부상 악령이 덮쳤다. 지난해 최우수선수(MVP) 김도영과 더불어 나성범, 김선빈, 투수 곽도규, 황동하 등이 모두 이탈했다.
그러자 KIA는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하기 시작했다. 3~4월 14승 16패에 그쳤다. 4월 12일에는 단독 최하위에 처지기도 했다. 5월 성적 또한 12승 1무 12패로 ‘디펜딩 챔피언’의 명성에 걸맞지 않았다.
다행히 서서히 반등한 KIA다. 6월 15승 2무 7패를 기록, 월간 승률 1위(0.682)를 달성했다. 단 마무리는 아쉬웠다. 올스타 브레이크 전 마지막 시리즈였던 7월 8~10일 대전 한화 이글스 3연전에서 스윕패를 당했고, 그렇게 45승 3무 40패로 4위에 이름을 올린 채 전반기를 마쳤다. 5위 KT위즈(45승 3무 41패)에 0.5경기 차로 쫓기고 있으며, 3위 롯데 자이언츠(47승 3무 39패)와는 1.5경기 차다.
아쉬움이 없지 않지만, ‘잇몸 야구’로 버텨낸 결과라 값진 성과다. 오선우(타율 0.307 8홈런 34타점), 김호령(타율 0.284 2홈런 24타점 5도루) 등이 주전 야수로 자리매김했으며, 고종욱(타율 0.328 2홈런 10타점 2도루) 역시 리드오프에서 존재감을 뽐냈다.
투수진에서는 성영탁(1승 1홀드 평균자책점 0.71)이 빛났다. 5월 20일 수원 KT전을 통해 1군 무대에 데뷔한 뒤 6월 21일 인천 SSG랜더스전까지 13경기에서 17.1이닝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아쉽게 지난 달 24일 고척 키움전에서 0.2이닝 1실점하며 김인범(키움)이 가지고 있던 데뷔전 이후 최다 연속 이닝 무실점 기록(19.2이닝)을 넘지 못했지만, 불펜진에 큰 힘을 보탰다.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도 눈부셨다. 제임스 네일(5승 2패 평균자책점 2.39)과 애덤 올러(8승 3패 평균자책점 3.03)가 연일 호투하며 든든히 선발진을 지켰다.
이제 KIA는 ‘후치올’을 기대하고 있다. 일단 복귀 자원들이 풍부하다. 나성범, 김선빈이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돌아오며, 지난해 토미존 수술을 받은 좌완 선발 자원 이의리도 곧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여기에 ‘리빙 레전드’ 최형우와 김도영도 착실하게 복귀 준비를 하고 있다. 전반기 활약했던 선수들과 더불어 돌아오는 선수들이 시너지 효과를 낼 경우 더 탄탄한 전력을 구축할 수 있을 터. 과연 KIA는 후반기에 치고 올라가며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을 과시할 수 있을까.
[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