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 타임스퀘어서 ‘팝업스토어’ 개최
반야심경 필사 학습지·모의고사도 제공
연화사 ‘부처님 생신카페’ 3년쨰 흥행
연꽃 초코라떼 이어 연꽃 쑥라떼 출시
‘친근한 불교’ 이미지 젊은층 사로잡아
“옴, 옴, 옴, 헌팅 들어옴. 부처님 잘생겼다, 부처핸섬!”
부처님 오신 날을 사흘 앞둔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의 한 매장에서 뉴진스님(개그맨 윤성호 씨)이 제작한 EDM 음악 ‘부처핸섬’이 들려왔다. 언뜻 보면 평범한 소품 가게처럼 보이지만, 진열대에는 부처님 사진이 담긴 티셔츠나 스티커팩, 키링들이 놓여있었다. 손님들은 ‘부처님 오신 날 모의고사’를 풀어보거나 부처님 응원봉을 들고 인증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곳은 잡화 브랜드 ‘붓다를 붓다’가 불기 2570년을 맞아 개최한 팝업스토어다. 최근 불교가 젊은 세대에게 ‘힙한 종교’로 인식되면서 불자가 아닌 일반인들도 불교 소품을 사고 부처님 생일 카페를 찾는 등 불교 문화를 함께 즐기고 있다.
이날 ‘붓다를 붓다’ 팝업스토어에선 불교의 가르침과 위로를 친근한 방식으로 재해석한 굿즈를 판매하고 있었다. 티셔츠와 스티커에는 “다 이루어진다” “네가 만든 불안에 지지마” 등 짧고 단호한 밈(meme·유행 컨텐츠) 문구가 적혀있었다.
부처님 말씀을 손으로 옮기는 수행인 ‘사경’을 체험할 수 있는 반야심경 필사 학습지도 제공됐다. 이날 사경책을 구매하던 박한영 씨(54)는 “불자는 아니지만 평소 철학책 읽는 걸 좋아해 딸과 좋은 문구를 공유하고 싶어 구매하게 됐다”고 말했다.
‘극락도 락이다’ 티셔츠를 입고 굿즈를 구경하고 있던 이서윤 씨(27)는 “최근 불교에 입문해 ‘무애’라는 법명도 갖고 있다”며 “불교가 젊은 세대에게 이렇게까지 대중화될 수 있었던 이유는 강요적인 종교가 아니라 하나의 생활 양식에 가깝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붓다를 붓다’ 창업자 역시 청년 세대다. 박지민 씨(36)는 어린 시절 절에서 만난 친구와 함께 지난해 브랜드를 공동 창업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20·30세대에게 불교를 친근하게 알리고 싶어 만든 브랜드인데 60대 중반의 불자 손님들도 굿즈를 좋아해 주셔서 놀랐다”며 “종교는 없지만 불교가 좋아서 찾아왔다는 분들이 많고, 반야심경 사경책은 6쇄까지 판매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팟캐스트와 매일 법문을 공유하는 오픈 채팅방 등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해 불교를 알리고 있다.
같은 날 오후 5시, 서울 동대문구 연화사에서 운영하는 ‘부처님 생신카페’도 손님으로 북적이고 있었다. 카페 직원 A씨는 “영업 종료시간”이라면서도 “앉아보라”며 손님들에게 계속해서 음료를 내어줬다. 분홍색 초콜렛과 생크림을 생일 케이크 모양으로 얹은 ‘연꽃 쑥라떼’가 ‘부처님 포토카드’와 함께 트레이에 담겨 나왔다.
카페 한켠에는 부처님 캐릭터가 그려진 등신대와 생일 케이크, 불교 굿즈들이 놓여 있었다. 강원도에서 왔다는 박인아 씨(34)는 “너무 귀엽다”고 탄성을 내지르며 촬영을 시작했다. 부처님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카페를 찾아온 그는 “지난달 열린 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서 승복 바지도 구매했다”며 ‘불교 팬심’을 인증했다. 박씨는 “어머니께서 원래 불교를 믿으신다”며 “오늘 카페에 들른 뒤 어머니 댁에 가보려고 하는데, 함께 모시고 올 걸 후회가 된다”고 덧붙였다.
초등학생 자녀들과 함께 카페를 찾아온 임정음 씨(45)도 불자는 아니지만, 형형색색 꾸며진 카페의 외관에 이끌려 찾아오게 됐다. 임씨는 “아이들이 하교길에 잠깐 들렀는데, 라떼 위에 생일케이크 모양의 생크림을 얹어줘서 아이들이 무척 좋아했다”고 말했다.
올해로 3년차를 맞은 부처님 생신카페는 아이돌 팬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연예인 생일카페 문화에서 영감을 얻었다. 직원 A씨는 “더 프라미스라는 재난구호단체 직원들의 제안에서 출발했다”며 “실제로 젊은 세대들에게 인기를 얻는 모습을 보니 신기하다”고 밝혔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친구들과 함께 카페를 찾은 젊은 고객들도 많았다. 이날 친구 2명과 함께 카페를 방문한 김 모씨(36)는 “불교를 믿지는 않지만, 인스타그램을 통해 생신카페를 접하게 됐다”며 “신기해서 친구들에게 와보자고 했는데, 귀엽게 꾸며져 있어서 즐거웠다”고 전했다.
불교의 인기는 통계로도 실감된다. 올해 4월 초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는 나흘간 역대 최다 방문객인 25만명이 방문했다. 20~30대 관람객이 이중 73%를 차지했고, 종교가 없는 관람객 비율도 48%에 달했다. 불교의 친근한 이미지와 강요하지 않는 전도 방식이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셈이다.
조계종 관계자는 “불교 유행이 실제 신도 유입으로는 이어지지 않는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지만, 꼭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엄격하게 신도들을 가르치곤 했지만, 이제 그런 시대는 지났다”며 “젊은 친구들이 다 같이 즐길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된 점은 긍정적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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