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혈맹' 상징 찾은 시진핑…비핵화 침묵 속 반서방 결속만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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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중 전통 우의를 대대로 계승해 나가자고 한 목소리를 냈다. 신화연합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중 전통 우의를 대대로 계승해 나가자고 한 목소리를 냈다. 신화연합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중 전통 우의를 대대로 계승해 나가자고 한 목소리를 냈다. 7년 만에 북한을 방문한 시 주석은 방북 기간 동안 비핵화에 대한 별도의 언급 없이 중국 중심의 반서방 전선 강화 의지만 내비쳤다.

우의탑 참배…"전통 우의 대대로 계승"

9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방북 이틀째이자 마지막 날인 이날 부인인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북중우의탑을 참배했다.

북중 우의탑은 6·25전쟁에 참전한 중국인민지원군 전사자를 기리는 곳이다. 북중 우호·혈맹을 상징하는 장소로 꼽힌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중 전통 우의를 대대로 계승해 나가자고 한 목소리를 냈다. 신화연합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중 전통 우의를 대대로 계승해 나가자고 한 목소리를 냈다. 신화연합

시 주석 부부는 차량으로 모란봉 기슭에 자리한 북중우의탑에 도착했으며, 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이들을 맞았다. 북한 군악대가 중국과 북한 양국의 국가를 연주했으며, 의장병들이 꽃바구니를 천천히 받들었다. 꽃바구니 리본에는 '중국인민지원군 열사 업적은 영원히 빛날 것'이라고 적혀 있었다.

참석자 전원은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들을 향해 묵념했으며, 묵념이 끝난 뒤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은 의장대 분열식을 지켜봤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중 전통 우의를 대대로 계승해 나가자고 한 목소리를 냈다. 신화연합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중 전통 우의를 대대로 계승해 나가자고 한 목소리를 냈다. 신화연합

우의탑 기념관에서 김 위원장은 시 주석에게 내부에 전시된 사료와 사진, 유화 작품들을 소개했다. 시 주석은 오랫동안 발걸음을 멈추고 이를 자세히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은 지원군 열사 명부를 꼼꼼히 넘겨보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은 1950년대 북·중 양측이 함께 싸웠던 세월은 영원한 역사적 기억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또 함께 열사 기념시설을 잘 보호하고, 특색 있는 혁명 전통 교육과 청소년 사상·도덕 교육을 전개하기로 했다.

시 주석은 김 위원장의 안내를 받아 평양에 있는 조선노동당 중앙간부학교도 참관했다. 중국 최고지도자가 노동당 간부학교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7년 만에 방북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위해 준비한 공연에서 '사랑해 중국' 등의 노래를 통해 북중 우호를 강조했다. 신화연합

북한이 7년 만에 방북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위해 준비한 공연에서 '사랑해 중국' 등의 노래를 통해 북중 우호를 강조했다. 신화연합

수백명의 교직원과 학생들이 길 양쪽에 늘어서 시 주석을 환영했다. 교직원·학생 대표는 시 주석에게 꽃을 전달했다. 시 주석은 북중 관계 관련 내용을 다루는 강의실을 살펴보기도 했다.

이어 전동카트를 타고 캠퍼스를 둘러보면서 학교의 기반시설과 교육 운영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은 강의동 사이에 있는 숲으로 이동해 삽으로 흙을 돋우고 물을 주면서 전나무 한그루를 심었다. 전나무는 북중 우호가 끊임없이 이어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전나무 앞 표지석에는 중국어와 한글로 '북중 우의는 영원히 푸르다'라는 의미의 '중조우의 만고장청'(中朝友谊 万古长青)이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비핵화 지우고 '군사 교류' 전면에

일각에선 이번 시 주석의 방북이 북한의 군사력 증강을 간접적으로 부추길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복원된 북중 관계가 북한의 군사력 증강을 간접적으로 촉진할 것"이라며 중국과 러시아가 각각 북한에 외교적·경제적 안전망과 기술적 지원을 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북한이 7년 만에 방북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위해 준비한 공연에서 '사랑해 중국' 등의 노래를 통해 북중 우호를 강조했다. 신화연합

북한이 7년 만에 방북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위해 준비한 공연에서 '사랑해 중국' 등의 노래를 통해 북중 우호를 강조했다. 신화연합

실제 시 주석은 전일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에서 군대 분야를 지목하며 교류를 강화하자고 밝혔다.

공개된 정상회담 결과에 북한 비핵화나 한반도 문제 해결 관련 언급이 없어 중국이 북한의 핵 보유를 사실상 묵인·방조하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다는 평가도 있다. 북한이 핵 전력과 신식·재래식 전력 분야의 발전에 속도를 내는 시점에 시 주석이 방북했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중국 관영 매체들은 연일 7년 만에 북한을 찾은 시 주석의 방북 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북중 우호 관계를 부각하고 있다.

신화통신은 '전통 우의를 계승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국제 정세가 어떻게 변하더라도 중국과 북한 간 전통 우의를 잘 계승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며 "이번 방문을 계기로 양측이 손을 맞잡고 새로운 장을 써 나간다면 전통 우의는 더욱 찬란한 시대적 빛을 발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중국 매체들의 집중 보도는 북중 관계의 복원·긴밀함을 강조하는 동시에 양국 협력 강화 의지를 부각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외신들은 이번 시 주석의 방북이 서방에 맞서 단결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이 서방 주도의 국제질서에 맞서 단결된 모습을 보여주면서 양국의 유대를 기념했다고 전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시 주석이 김 위원장에게 긴밀한 전략적 소통과 모든 분야에서 교류 강화를 강조했다면서 러시아의 대북 영향력 확대에 맞서 균형을 잡으려는 의도라고 했다.

CNN도 시 주석의 이번 방북을 두고 "북러가 관계를 강화해왔지만 '북한의 가장 중요한 경제적 생명줄이자 외교적 파트너는 중국'이라는 게 중국의 분명한 메시지"라고 짚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 주석이 서방에 맞서 중국 중심의 단결된 전선을 구축하려 한다면서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로 더욱 힘을 키운 김 위원장에 대해 중국의 영향력을 재확인하려 한다고 했다.

북한이 7년 만에 방북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위해 준비한 공연에서 '사랑해 중국' 등의 노래를 통해 북중 우호를 강조했다. 신화연합

북한이 7년 만에 방북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위해 준비한 공연에서 '사랑해 중국' 등의 노래를 통해 북중 우호를 강조했다. 신화연합

아울러 대부분의 외신은 시 주석이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공개 언급하지 않은 점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NYT는 북중 정상회담 이후 나온 중국의 발표에 핵프로그램 언급이 없었다면서 과거 북중 회담 발표에는 북한 핵프로그램 종식을 위해 협력한다는 문구가 들어갔지만 지난해 9월 김 위원장의 방중 이후 그런 내용이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 역시 시 주석이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에서 각 분야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지만 북한의 핵프로그램에 대한 공개적 언급은 피했다고 전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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