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증거, 몰래 녹음은 안되고 ‘문자 메시지 촬영’은 인정

1 hour ago 2

대법, 배우자 휴대전화 몰래 촬영에
“민사소송 증거로 사용할 수 있어”
녹음은 통신비밀보호법상 허용 안돼

대법원 청사 전경. ⓒ 뉴스1

대법원 청사 전경. ⓒ 뉴스1
외도 정황이 담긴 배우자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와 동영상 등을 몰래 촬영한 사진을 민사소송 증거로 쓸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단 몰래 녹음한 대화 내용은 증거가 될 수 없다고 봤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감모 씨가 자신의 배우자와 부정한 관계를 맺은 최모 씨 등 3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감 씨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지난달 30일 확정했다.

감 씨는 이혼소송 중이던 2019년 9~11월 배우자의 차량에 몰래 녹음기를 설치해 배우자가 최 씨 등과 나눈 대화를 녹음했다. 배우자의 휴대전화 속 문자 메시지, 사진, 동영상 등을 자신의 휴대전화로 몰래 촬영하기도 했다. 감 씨는 이렇게 모은 증거를 바탕으로 2022년 1월 최 씨 등에게 위자료 4000만 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쟁점은 감 씨가 확보한 녹음파일, 사진이 증거로 쓰일 수 있는지였다. 감 씨는 증거를 몰래 확보하려다 통신비밀보호법과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형사재판으로 넘겨져 유죄 판결이 확정받기도 했다.

다만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대법원은 휴대전화를 촬영한 사진은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민사소송에선 별도 규정이 없는 한 불법 증거의 능력을 일률적으로 부정할 수 없다는 취지다. 위법수집증거의 능력을 인정하지 않는 형사소송과 달리 민사소송에서는 증거 채택을 법관에 재량에 맡긴다.

대법원은 “증거능력 여부는 상대방의 인격적 이익 등 보호 이익과 실체적 진실 발견의 가치를 비교해 개별적으로 결정해야 한다”며 “해당 증거는 부정행위에 대한 증거로서 필요성이 크고, 이혼소송이 진행 중이던 점을 고려하면 증거 확보의 긴급성도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녹음파일에 대해선 증거가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통신비밀보호법이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해선 안 되고, 이를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못 박고 있기 때문이다.

송혜미 기자 1am@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