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가 '신의 한 수' 되나?…美-EU 무역 협상에 웃는 '영국'

미국과 EU 무역 협상의 최대 승자는 영국이 될 전망이다. 미국과 가장 먼저 무역 협상을 체결한 영국은 대미 수출에 대해 EU가 합의한 15% 관세율보다 낮은 10%의 관세율을 적용 받고 있다.

29일(현지시간) CNBC와 인터뷰한 인베스텍의 수석 경제학자인 필립 쇼는 “이론적으로는 영국이 이익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EU 관세가 15%라는 것은 영국의 대미 수출이 상대적으로 저렴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즉 미국 기업이 EU 대신 영국에서 상품을 구매하고 영국의 대미 수출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러벅 파인의 분석가 알렉스 알트만도 미국-EU 협정이 발표된 직후 상대적으로 관세율이 낮아진 영국 제품이 미국 소비자들에게 더 저렴해진 만큼, EU제품보다 영국 제품을 선호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상대적으로 영국의 대미 관세율이 낮아져 일부 EU 기업이 제조 기반을 영국으로 이전하거나 기존의 영국내 생산 시설을 확장하는 인센티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알트만은 특히 이익 마진이 낮은 EU 기반 제조업체라면 추가적 이익 압박을 피해 영국으로 이전하는 것에 매력을 느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은 브렉시트로 인해 일부 제조업체들이 떠나면서 유후 제조 능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미국-EU 협상의 최대 수혜자가 영국이 될 것이라는 결론이다.

영국이 얻는 이점은 낮은 관세율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인베스텍의 쇼는 “EU와 미국이 무역 협정 타결에 실패했을 경우 두 무역 블록간 에 일련의 보복 조치로 초래될 수 있는 경기 침체 위험도 줄었음을 지적했다. 영국의 두 무역 파트너가 경기 침체 위험에 들어갈 경우 영국의 수출도 감소할 수 있었던 상황을 피하게 됐다는 것이다.

글로벌 로펌인 덴튼스의 국제 무역 변호사인 베스 맥콜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관세율의 예상 차이가 5%에 불과해도 여전히 미국 시장에서 영국 상품의 매력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미국 수입업체들이 기존 계약을 종료하고 관세율이 낮은 국가로부터 수입품을 찾고 그 변화가 가시화되기 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은 이미 관세가 수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관세가 미국 경제 및 각국 경제 성장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한 경고도 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무역 협정의 세부 사항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정확한 영향 추산이 어려우며 일부 효과는 체감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소비자 물가 상승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야 나타날 수 있다.

그럼에도 새로운 관세가 10%든 15%든 전 세계 대부분의 기업은 미국에 수출 할 때 3개월전보다 훨씬 더 높은 관세를 부담하게 됐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