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면 더 불안해요"… 전국 번지는 '땅꺼짐'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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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면 더 불안해요"… 전국 번지는 '땅꺼짐' 경고

입력 : 2026.04.06 17:53

8년간 전국 지반침하 1570건
여름 발생 건수, 전체의 절반
약해진 지반에 집중호우 영향
전문가 "철저한 현장 점검을"
서울시, 지표투과레이더 확대
노후하수관 전수조사도 진행

사진설명

지난 5일 부산 일대 곳곳에서 지반침하가 발생하면서 극심한 차량 정체가 빚어졌다. 동래구 내성지하차도와 해운대구 수영강변지하차도에서 지름 1.5~2m 규모 땅꺼짐 현상이 발생했다. 차량 통행은 14시간 만에 정상화됐지만 이 같은 지반침하 현상이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면서 시민들 불안은 점차 커지고 있다. 6일 부산 수영구에 거주하는 A씨는 "요즘은 도로의 작은 구멍이나 균열만 봐도 땅이 꺼질까 봐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국토교통부 지하안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5년까지 8년간 전국에서 발생한 지반침하 사고는 1570건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173건이 발생해 2024년(101건) 대비 71.3% 급증했다.

특히 같은 기간 전국 지반침하 건수를 계절별로 분류하면 여름(6~8월)에 759건이 발생해 절반을 차지했고 봄(3~5월)이 440건으로 뒤를 이었다.

봄철에는 겨우내 얼었던 땅이 녹으면서 지반이 약해지고 여름철에는 집중호우가 발생하면서 상·하수관로의 수압이 높아지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이번에 부산에서 발생한 지반침하도 이러한 현상이 원인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봄철을 맞아 지반이 이완된 데다 사고 전 부산에 내린 비가 땅속 토사 흐름을 유발해 지반침하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환경공학과 명예교수는 "지반침하 현상은 주로 지하수 흐름에 의해 발생한다"며 "빗물이나 공사 중에 유입된 물이 모래 입자 등을 끌고 내려가면서 땅속 구멍이 점점 더 커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특징은 대도시권에서 지반침하가 많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발생한 지반침하 가운데 81건(46.8%)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대도시의 경우 지하에 전철, 도로, 상가 등 대규모 시설을 건설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지하 공간이 과도하게 개발되면 지하수 흐름이 바뀌면서 지하에 공동(빈 구멍)이 형성되는데, 이 공간이 지반의 하중을 견디지 못해 무너지면서 지반이 내려앉는다. 도심지 지하에 설치된 상·하수관로의 노후화나 굴착 공사로 인한 누수도 사고 요인으로 꼽힌다.

서울시는 이 같은 지반침하 현상을 예방하기 위해 지하 공동을 조사하는 지표투과레이더(GPR) 탐사 대상과 범위를 대폭 늘렸다고 밝혔다. 또 지반침하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노후 하수관로를 정비하기 위해 30년 이상 된 노후 하수관로 4830㎞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대도시가 아니라고 해도 지반침하에 대한 불안감이 없는 건 아니다. 지난달 17일에는 전북 익산 한 아파트단지 앞 도로에서 싱크홀이 발생해 행정당국이 긴급 복구에 나섰다. 지난해 8월에는 충북 충주에서 깊이 2.5m 규모 땅꺼짐 사고가 발생해 보행자 한 명이 다쳤다. 전문가들은 제도 정비뿐 아니라 철저한 현장 점검도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정영기 서울디지털대 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지하 매설물을 탐사하고, 침하 관측 계측기를 설치해야 지반침하를 예방할 수 있다"며 "지방자치단체는 현장에서 시행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 철저히 감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자경 기자 / 김진룡 기자 / 조병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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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부산에서 발생한 지반침하로 인해 차량 정체가 극심해졌고, 이는 최근 전국적으로 발생한 지반침하 사고와 관련이 깊다.

2018년부터 2025년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지반침하 사고는 1570건에 달하며, 특히 대도시에서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사실이 강조되었다.

서울시는 지하 공동을 조사하기 위한 탐사 대상을 확대하고, 노후 하수관로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해 지반침하를 예방하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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