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비보존 제약(082800)의 비마약성 진통제 ‘어나프라주’가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으로 뻗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국 임상 3상 재개 시점에 관심이 쏠리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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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보존 제약의 비마약성 진통제 ‘어나프라주’ (사진=비보존그룹) |
어나프라주 국내 처방 기반 확대…이원화 전략으로 공략
1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비보존제약은 어나프라주 12만 바이알을 추가 발주하며 국내 처방 증가 기대감을 키웠다.
어나프라주는 2024년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은 국산 38호 신약으로, 비마약성 진통주사제다. 지난해 10월 비급여로 국내 출시되며 상업화를 시작했다.
비보존제약은 어나프라주의 국내 시장 안착을 위해 병원 규모별 이원화 전략을 펴고 있다. 대형병원에서는 삼성서울병원과 신촌세브란스병원 등 주요 상급종합병원 약물심의위원회(DC) 통과를 통해 처방 기반을 확보했다. 중소형 병원에서는 한미약품과 공동 프로모션을 통해 영업망을 넓히고 있다.
향후 실적의 가늠자는 어나프라주의 매출 증가 속도가 출시 초기 비용 부담을 얼마나 상쇄할 수 있느냐다. 신약 출시 초기에는 영업·마케팅 비용이 선제적으로 투입되는 만큼 매출 레버리지가 확인되는 시점이 투자자들의 관심사다. 회사는 구체적인 레버리지 구간 진입 시점에 대해서는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비보존제약 관계자는 “당사는 한국다이이찌산쿄, 한미약품과 공동 영업 파트너십을 통해 판관비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레버리지 구간 진입 시점이나 내부 재무 목표나 기준은 파트너사와 관계가 있어 공개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국내 넘어 해외로…과거 美 임상 실패 딛고 재도전 채비
국내 처방 증가 속도도 중요하지만 결국 어나프라주의 해외 진출 여부가 기업가치 재평가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국내 비마약성 진통제 시장 규모는 약 1600억원으로 추산되는 좁은 시장이기 때문이다.
반면 그랜드뷰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글로벌 비마약성 통증치료제 시장은 지난 2024년 453억2190만달러(약 69조원)에서 2030년 703억950만달러(약 107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어나프라주가 국내 신약을 넘어 글로벌 비마약성 진통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해야 하는 이유다.
어나프라주가 글로벌 비마약성 진통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하려면 연내 개시를 추진 중인 미국 임상 3상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 비보존제약은 과거 미국 임상에서 한 차례 고배를 마셨던 만큼 이번에는 임상 설계를 더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비보존은 2019년 복부성형술 후 통증 환자를 대상으로 오피란제린(VVZ-149) 미국 임상 3상을 진행했으나 1차 평가지표인 12시간 통증강도차이합(SPID 12)의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SPID 12는 투약 전 대비 통증이 얼마나 줄었는지를 시간별로 합산해 평가하는 지표다.
이후 비보존은 수술 모델을 무지외반증 수술 후 통증으로 바꿔 미국 후속 임상을 추진했다. 무지외반증 수술 후 통증 대상 미국 임상 2b상을 완료한 데 이어 같은 적응증의 미국 임상 3상도 2020년 2분기 시작했으나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환자 모집이 중단됐다.
반면 국내에서는 복강경 대장절제술 후 통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에서 같은 1차 평가지표인 SPID 12의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다. 비보존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2023년 11월 식약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하고 2024년 12월 오피란제린 주사제 어나프라주를 허가받은 경험이 있다.
어나프라주 美 임상 연내 재개 목표…FDA와 세부 전략 논의
비보존의 2026년 1분기 보고서상 2020년 중단됐던 미국 임상 3상은 ‘재개 예정’(To be resumed) 상태로 기재돼 있다. 비보존제약 관계자는 “연내 개시를 추진 중인 새로운 미국 임상 3상은 무지외반증 수술 후 통증 환자를 대상으로 계획하고 있다”며 “세부 임상디자인과 수행 전략을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논의하며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비보존제약은 과거 미국 임상 실패 경험을 국내 임상 설계에 반영했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당시 1차 평가지표 미충족 원인을 약효 부재보다는 수술 모델과 임상 설계상의 한계로 파악했다. 다만 해당 미국 임상에서 1차 평가지표를 달성하지 못했던 만큼 연내 재개를 추진하는 미국 임상 3상에서는 대상 환자군과 평가변수, 투여 방식 등에서 어떤 보완 전략을 구체화할지가 핵심 과제이다.
비보존제약 관계자는 “당시 시험 진행과 결과를 분석·보완해 국내 임상 3상 디자인과 전략에 적용했고, 이를 통해 1차 평가지표 달성과 신약 승인에 성공했다”며 “미국 임상 3상 역시 FDA와 긴밀히 소통하며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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