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식적 운영 규탄, 고름 썩어 한번에 터졌다” 선수협, 키움 구단 운영 정상화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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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선수단이 1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한 훈련에 앞서 설종진 감독대행(앞)과 미팅하고 있다. 스포츠동아 DB

키움 선수단이 1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한 훈련에 앞서 설종진 감독대행(앞)과 미팅하고 있다. 스포츠동아 DB

키움 히어로즈의 구단 운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센 상황에서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도 성명을 통해 키움 구단을 규탄했다.

선수협은 16일 성명을 통해 “수년째 비상식적 운영으로 지탄을 받고 있는 키움의 행보를 규탄한다”며 “선수와 팬을 실망시키고, 나아가 국내 프로야구 전체의 발전을 저해하는 행위를 그만둘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키움은 특정인에 의한 기형적 인사, 낙하산 채용 비리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의혹들의 손가락 끝은 모두 특정인 한 사람을 가리키고 있다”며 “구단 운영이 특정인 개인을 위해 파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수 년 동안 쉬쉬하다가 고름이 썩을대로 썩어 한꺼번에 터져버린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반기를 최하위(10위·27승3무61패)로 마친 키움은 14일 홍원기 전 감독(52)과 고형욱 단장(54), 김창현 수석코치(40)를 한꺼번에 경질했다. 구단이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감독에게만 떠넘긴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잇따랐고, 2018년 10월 KBO로부터 영구실격 제재를 받은 이장석 전 구단 대표가 이번 인사에 관여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 전 대표는 그해 횡령·배임 혐의로 3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바 있다.

이후 이 전 대표의 딸이 공개 채용을 거치지 않고 지난해 여름과 겨울 두 차례 인턴으로 뽑혀 근무한 사실이 알려져 특혜 논란이 일었다. KBO는 이 전 대표에게 영구실격 제재를 내리며 “히어로즈 구단 경영에 관여한 정황이 확인될 경우 구단은 물론 임직원까지 강력 제재하겠다”고 경고장을 날린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전 대표가 계속해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고 제기됐다.

여전히 이 전 대표가 구단(주식회사 서울히어로즈)의 최대주주이기 때문에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4월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구단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구단의 주식 176만5610주 가운데 122만2854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율이 69.26%에 달한다. 2대 주주 박지환(44만1463주·지분율 25%), 3대 주주 조태룡(8만8293주·지분율 5%), 4대 주주 남궁종환(1만3000주·지분율 0.74%)이 뒤를 잇는다.

선수협은 “현재 KBO리그는 역대 최다 관중을 기록하며 사상 유례없는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고, 선수들은 매 경기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키움 구단의 행태는 시대를 역행한다. 특정인 한 명에 의해 구단 운영이 좌지우지되는 구시대적 운영 체계를 고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구단을 사유물로 인식하고 개인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폐단이 지속된다면 한국 프로야구의 질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며 현재 흥행 분위기에도 찬물을 끼얹는 결과가 될 것”이라며 “세간의 비판을 받아들여 반성하고 이제라도 구단의 기형적 운영 방향을 바로 잡아 정상화하라”고 촉구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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