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바오 라이브] 폭우 쏟아진 빌바오의 밤…토트넘에게는 축복의 물결로, 맨유에겐 악몽의 눈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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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팬들이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 에스타디오 산마메스에서 열린 UEL 결승전에서 맨유를 꺾고 우승하자 승리의 세리머니를 선보이고 있다. 빌바오(스페인)|허유미 통신원

토트넘 팬들이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 에스타디오 산마메스에서 열린 UEL 결승전에서 맨유를 꺾고 우승하자 승리의 세리머니를 선보이고 있다. 빌바오(스페인)|허유미 통신원

토트넘(잉글랜드)이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전에서 17년 만의 ‘무관의 세월’에 마침표를 찍고, 주장 손흥민(33)이 프로 커리어 첫 트로피를 수확한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에는 환희와 절망이 공존했다.

토트넘 팬들은 평생의 추억을 얻었으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팬들은 쓰디쓴 아픔에 몸부림쳐야 했다. 심지어 새벽녘부터 예보에도 없던 소나기가 쏟아졌는데, 서로의 감정은 다를 수 밖에 없었다. 기쁨과 거나하게 들이킨 맥주에 취해 삼삼오오 무리 지어 곳곳을 돌아다니던 토트넘 팬들에겐 하늘이 내려준 단비로 다가왔으나 맨유 팬들에게는 을씨년스러움만 더할 뿐이었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빌바오를 방문한 잉글랜드 팬들은 8만여 명에 달했다. 넘치는 ‘축구 사랑’에 물리적 다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으나 적어도 결전이 열린 에스타디오 산마메스에선 불미스러운 사태는 없었다.

스페인 당국의 노력이 있었다. 경기장엔 1500명 이상의 경찰 병력이 세 겹의 보안 경계선을 만들었고, 그 외 지역에서도 대부분의 공간마다 팬들을 분리했다. 시내 펍도 신분을 확인한 뒤 구역을 나눠 입장시켰고 상점 종업원들까지 직접 나서 서로의 위치를 이탈하지 않도록 친절히 안내했다.

빌바오 시민들도 친근했다. 식당이나 카페, 펍 등에서 언어 소통이 되지 않으면 현지 주민이 통역을 자처했고, 새벽 늦게까지 팬들이 고함을 질러대도 환한 미소를 보여줄 뿐 적대적 분위기는 연출되지 않았다.

당연히 경기장에서 큰 이슈가 될 만한 사건사고는 없었다. 티켓팅도 문제 없었고, 불필요한 다툼도 보이지 않았다. 다만 교통편은 악몽 그 자체였다. 경기장에서 도보로 10여분 거리인 빌바오 시내까지는 잘 빠져나갔는데, 공항이나 도심 외곽으로 이동할 수 있는 교통수단은 전부 운행을 멈춘 상태였다.

버스나 지하철뿐 아니라 콜택시조차 잡히지 않았다. 어쩌다 배차가 이뤄진 우버 차량은 고작 15분 거리에 요금을 무려 500~600유로 이상 부르는 ‘배짱 영업’을 했다. 또 공항 버스는 현지시간 오전 5시가 첫 차로 공지됐으나 나타나지 않았고, 끝내 이른 오전 비행편을 놓친 일부는 각자 새로운 교통수단을 구하거나 다시 예매하는 불편을 겪어야 했다. 물론 토트넘 팬들은 충분히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었다.

맨유 팬들은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 에스타디오 산마메스에서 열린 UEL 결승전에서 토트넘에 패해 준우승에 그치자 종료 휘슬이 울리기 무섭게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빌바오(스페인)|허유미 통신원

맨유 팬들은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 에스타디오 산마메스에서 열린 UEL 결승전에서 토트넘에 패해 준우승에 그치자 종료 휘슬이 울리기 무섭게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빌바오(스페인)|허유미 통신원

빌바오(스페인)|허유미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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