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탕감 해줄수록 재무 흔들…캠코, 공사채 2조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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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발행 의결…올해 공사채 3조원대 확대 전망
새출발기금 신청 30조 돌파…새도약기금까지 ‘부담 확대’
부채 12조·부채비율 230%…정책 확대 속 재무 압박 심화
차환 아닌 ‘발행 규모 문제’…채권시장 수급 부담 우려

  • 등록 2026-04-29 오후 3:39:25

    수정 2026-04-29 오후 3:39:25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올해 2분기 내 2조원 규모 공사채 발행에 나선다. 자영업자 채무조정 확대와 함께 배드뱅크인 새도약기금까지 가동되면서 실제 채권 매입 부담이 커지고, 재원 조달을 시장 차입에 의존하는 구조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캠코는 지난 3월 이사회에서 올해 2분기 중 2조원 이내 공사채 발행을 의결했다. 이미 올해 들어 4월까지 1조4300억원 규모 공사채를 발행한 데 이어 추가 조달까지 예정되면서, 연간 발행 규모는 3조원을 웃돌 가능성이 커졌다. 캠코 공사채 발행액은 2023년 1조9750억원에서 2024년 3조5100억원으로 급증했고, 2025년에도 3조16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최근 3조원대가 사실상 ‘뉴노멀’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 같은 변화는 단순한 일시적 확대라기보다 구조적 전환에 가깝다는 평가다. 과거 1조원대에 머물던 발행 규모가 불과 1~2년 만에 두 배 이상 커졌고, 그 상태에서 차환 발행까지 겹치며 발행 규모 자체가 커진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캠코 관계자는 “2024년 공사채 발행이 급증한 것은 2022년 자금시장 경색으로 미뤄졌던 발행 물량이 뒤늦게 반영된 영향도 크다”며 “여기에 새출발기금 지원 대상 확대와 PF 부실 대응까지 겹치면서 자금 수요가 한꺼번에 늘어난 결과”라고 설명했다. 캠코 측은 공사채가 2~3년 만기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매년 상당 규모의 차환 발행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상황의 배경에는 자영업자 채무조정 수요 급증이 있다.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프로그램인 새출발기금의 누적 신청액은 지난 3월 말 기준 30조원을 넘어섰고, 신청자 역시 19만명을 웃돌고 있다. 여기에 배드뱅크 성격의 새도약기금까지 더해지면서 실제 채권 매입과 소각 규모도 빠르게 늘고 있다. 두 제도를 합쳐 지금까지 줄어든 채무 규모만 13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된다.

특히 캠코가 직접 채권을 사들여 원금을 감면한 규모만 6조원에 육박한다. 평균 감면율도 70%를 웃도는 수준이다. 채무조정 수요가 늘어날수록 캠코가 떠안아야 할 채권 규모가 커지고, 이는 곧 추가 자금 조달로 이어지는 구조다. 정책을 확대할수록 부채가 늘어나는 ‘구조적 딜레마’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캠코의 재무 부담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총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12조원을 넘어섰고, 부채비율도 230%를 웃돌며 공공기관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까지 상승했다. 정책 역할 확대와 재무 건전성 사이의 괴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이를 단순한 차환으로 보긴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공사채 발행 확대 자체가 채권시장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용등급이 높은 공사채로 자금이 몰릴 경우 일반 기업이나 금융회사의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될 수 있다. 금리 상승 국면과 맞물릴 경우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차환 발행이라도 결국 시장에서 자금을 다시 끌어오는 구조이기 때문에 발행 규모가 커지면 수급 부담은 그대로 발생한다”며 “지금은 차환 여부보다 발행 규모 자체가 문제인 구간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결국 캠코가 부실을 흡수할수록 재무 부담이 커지고, 그 부담이 다시 시장으로 전이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책금융 확대를 위해 공사채 발행을 늘리는 방식이 이어질 경우, 캠코 리스크가 채권시장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책금융 확대와 재무 건전성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가 향후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며 “취약계층 지원 필요성은 분명하지만, 이를 떠받치는 구조가 시장 차입 의존으로 굳어질 경우 정책 지속 가능성뿐 아니라 금융시장 안정성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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