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업인 출신 문체부 장관의 현장 행정…'K컬처' 확산 기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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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8.03 17:32 수정2025.08.03 17:32 지면A35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관람객이 붐비는 일요일을 골라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았다는 소식이다. ‘깜짝 방문’을 통해 최 장관은 박물관 기념품인 ‘뮷즈(MU:DS)’ 판매 상황을 점검하고 주차 대기 등 관람 여건까지 점검하는 세심함을 보였다. 기업가 출신 장관의 현장 행보가 반갑고 든든하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요즘 ‘핫플’(사람이 몰리는 명소)로 통한다. 지난달 관람객은 69만4552명으로 전년 동기(33만8868명)의 두 배가 넘는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하는 호랑이, 까치 캐릭터와 비슷한 국립중앙박물관의 뮷즈를 사려는 방문객이 급증한 영향이다. ‘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 등 미술 기획 전시회가 잇따라 흥행에 성공한 것도 명소로 탈바꿈한 배경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외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 곳이지만, 선진국 주요 박물관과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규모가 작다. 사람이 조금만 몰려도 주차 대기 시간이 1시간을 훌쩍 넘어서고, 전시 공간이 좁아 대형 기획전을 열기도 힘들다. 다른 문화 시설들도 오십보백보다. 국내에서 수만 명이 모이는 대형 공연은 서울 월드컵경기장 같은 스포츠 시설에서 열린다. ‘K팝’ 콘서트를 열 수 있는 초대형 전용 공연장이 없어서다. 올해처럼 스포츠 시설들이 리모델링 중인 해엔 대형 공연 자체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최 장관은 첫 기업인 출신 문체부 장관이다. NHN(현 네이버) 대표를 지냈고 여행 플랫폼 트리플을 창업한 이력도 있다. 그는 취임사에서 한국을 매년 외국인 관광객 3000만 명이 찾아오는 관광 대국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국은 이탈리아나 그리스처럼 문화유산이 많지 않고, 입이 벌어지는 자연경관도 적다.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반복적으로 찾게 하려면 콘텐츠의 힘을 빌리는 게 최선이다. 대대적인 시설 확충과 문화산업 전반의 규제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K컬처 확산을 진두지휘하는 최 장관의 어깨가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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