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3월 최고인민회의에서 개정한 새 헌법은 지난 몇 년간 김정은 정권이 밀어붙인 핵무장 강화와 대남 단절의 제도적 결정판이라 할 수 있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결렬된 이후 북한은 핵·미사일 고도화에 매진하며 핵보유국 지위 확보로 노선을 전환했다. 2022년 9월 이른바 ‘핵무력정책법’에 핵무기 사용 조건 5가지를 제시하며 선제 핵 공격을 위협했고, 이듬해엔 김정은의 핵 지휘권 이행을 위한 종합관리체계로서 ‘핵방아쇠’까지 갖췄다.
이 같은 핵무장을 통한 생존전략은 단호한 대남 단절로 이어졌다. 김정은은 2023년 말 70년 넘게 이어진 민족통일 노선을 폐기하고 ‘적대적 두 국가’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이후 남북 연결도로 폭파와 휴전선 일대 요새화, 대남기구 폐지 등을 통해 남쪽과는 완전히 별개의 국가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구체화했다. 과거 핵무기는 한국을 겨냥한 게 아니라던 북한이 이제 한국은 동족이 아니니 핵 공격 대상이라며 ‘핵 인질’로 삼은 것이다.
그사이 북한은 세계 정세의 흐름에도 재빨리 올라타 국제적 위상까지 높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 포탄 수백만 발을 제공한 데 이어 대규모 병력을 파병함으로써 혈맹의 지위를 얻었고, 그를 바탕으로 중국과의 관계를 진전시키며 북-중-러 3각 연대를 과시했다. 두 강대국을 뒷배로 둔 북한은 이제 공공연히 핵보유국 행세를 하며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마저 비웃고 있다.이처럼 북한이 더욱더 위험해지고 다루기 어려워졌는데 우리 정부는 갈팡질팡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남북 교류와 관계 정상화, 비핵화를 내세운 ‘END 구상’을 제시했지만 어느새 그 표현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최근엔 통일부가 북한을 ‘조선’으로 부르자며 공론화를 시도했지만 남·남 갈등만 낳았다는 비판을 샀다. 섣부른 대북 접근보다는 핵 억제력 강화와 향후 대북 협상을 위한 한미 간 전략 조율 등 차분한 대외 관리가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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