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통령 직속 기구도 제안한 '주 52시간제 예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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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2.24 17:36 수정2026.02.24 17:36 지면A31

대통령 직속 과학기술 자문기구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가 스타트업과 전략기술 분야 기업에는 주 52시간제 예외 기준을 둬야 한다고 제안했다. 과기자문회의는 최근 열린 15차 자문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과학기술 스타트업 선순환 생태계 구축 방안’을 의결했다고 한다. 과기자문회의는 주요 과학기술 정책을 심의하고 정책 방향, 제도 개선 등에 관한 대통령의 의사 결정을 돕는 기구인 만큼 그 제안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다.

과기자문회의는 스타트업 혁신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자율·유연성 중심으로 규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런 관점에서 주 52시간제를 획일적으로 적용하는 대신 창업 초기 5년 또는 국가 중요기술 분야 기업의 기술 인력에 대해서는 예외 기준을 신설해 적용하자는 것이다. 프로젝트 특성에 따라 주(週) 단위가 아니라 분기·반기 단위로 근무 시간을 설정해 ‘업무 몰입권’을 보장하자는 취지다. 이번 제안을 위해 과기자문회의가 인터뷰한 1세대 벤처 창업가는 “주 52시간제는 열정과 시간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해야 하는 벤처기업의 본질과 충돌한다. 화이트칼라 중심 스타트업에는 유연성 부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지난해 10월 기준 우리나라의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사)은 13개에 불과하다. 중국은 우리의 10배가 넘는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우리가 2개 늘어날 때 미국은 인공지능(AI) 분야 등에서 229개의 새로운 유니콘기업을 탄생시켰다. 밤낮없이 연구개발(R&D)에 몰두하는 미국, 중국 기업과 ‘근무시간 족쇄’에 발이 묶인 우리 기업의 기술 경쟁 결과는 자명하다.

50개 국가전략기술 중 한국이 중국에 앞선 것은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얼마 전 내놓은 보고서 역시 우리 경쟁력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2022년까지만 해도 17개이던 한국 우위 기술이 불과 2년 만에 6개로 줄었다. 밤잠 안 자고 쫓아가야 할 건 우리인데 현실은 정반대다. ‘추격자’가 아니라 ‘선도자’가 되겠다더니 ‘낙오자’가 될 위기다. 주 52시간제 전면 수술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과기자문회의가 고심 끝에 내놓은 제안에는 귀를 기울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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