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업종별 최저임금 또 무산…자영업 절규 언제까지 외면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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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도 최저임금이 업종별 구분 없이 전 산업에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소식이다. 그제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달리 적용할지를 놓고 표결한 결과 반대 14표, 찬성 11표, 무효 1표로 부결됐다. 업종별 특성을 무시한 획일적 최저임금에 대해 “도저히 감당하기 힘들다”며 차등 적용을 요구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절규는 또다시 대답 없는 메아리로 흩어졌다.

현행 최저임금은 저임금 근로자 보호를 위해 강제하는 ‘최소한의 임금’ 수준을 넘은 지 오래다. 통상적으로 ‘최저임금 상한’으로 여겨지는 중위임금 대비 60% 선은 2019년 이후 줄곧 웃돌고 있다. 최저임금은 하향 조정되는 법도 없다. 최근 5년간 최저임금 인상률은 12.66%에 달했다. 최근 10년으로 시선을 넓혀보면 상승률이 59.50%나 됐다. 인상률 자체가 높을 뿐 아니라 높아진 최저임금이 물가를 자극하고 고용을 축소하는 부작용도 작지 않다.

가파르게 치솟은 최저임금을 감당하기 버거운 사업장이 속출하고 있다. 부가가치 창출이 낮은 업종일수록 그렇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숙박·음식점업은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율이 87.1%에 달했다. 제조업(54.4%) 금융·보험업(43.6%)에 비해 월등히 높다. 법정 최저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사업장 비율도 숙박·음식점업에선 31.6%에 이른다. 사업장 세 곳 중 한 곳이 ‘범법자’라면 사업장을 탓하기보다는 제도의 문제를 살펴야 한다.

노동계는 ‘낙인 효과’가 우려되고 “소상공인 살리기 해법이 아니다”며 차등 적용을 반대한다. 업종이나 지역, 연령별로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는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사례에도 눈을 감는다.

현행 최저임금법은 사업 종류별로 최저임금을 달리 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1988년 최저임금제 도입 첫해 이 제도가 시행된 적도 있다. 법을 고치거나 새로 만들 필요가 없는데도 사안을 논의조차 못했다. 유가 급등과 고환율 여파로 내수 경기와 밀접한 업종의 지급 여력이 한계에 다다른 모습이다.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이 가장 절실할 때 무산돼 안타까움이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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