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현장 찾아 “특별재난지역 최대한 빨리 지정”
● 李 “특별재난지역 최대한 빨리 지정”
이 대통령은 이날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과 박완수 경남도지사 등과 함께 피해 복구 상황을 점검했다. 산청군은 3월 역대 최악의 산불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데 이어 이번 폭우로 큰 타격을 입었다. 산청에서는 이번 폭우로 이날 기준 농작물 320ha가 침수되는 등 1350억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노란색 민방위복을 입은 이 대통령은 피해 현장에서 “무사히 돌아오길 기다리는 가족을 위해 실종자 수색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당장 구조가 문제고, 두 번째로는 응급 복구, 세 번째로는 생활 터전 복구지원 해 줘야 한다”며 “이재민들이 복귀하는 것도 중요하니 최대한 역량을 동원해 달라”고 지시했다. 이에 윤 장관은 “요청되는 그 이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지금 제일 시급하다’는 건의를 듣고 “최대한 빨리 지정하겠다”고 약속했다.한 주민은 이 대통령에게 “소들이 지금 죽어서 난리다. 축사가 물에 잠겨서 소가 50마리 갇혀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이 대통령은 “무엇이 필요하느냐”며 동행한 공무원과 대책을 논의했다. 한 주민이 ‘공무원이 나서서 어르신을 업고 대피해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공무원들의 신속한 조기 대처로 피해를 줄인 사례를 조사해달라”고도 했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이번 호우로 인한 안타까운 인명 피해에 깊은 애도를 표하고 재발 방지 대책 수립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지난주는 자연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무력한지 깨달은 시간, 재난 상황일수록 국가가 국민 안전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라는 무거운 책임을 뼈저리게 느낀 시간이었다”고 했다. 이어 “이재민들의 마음에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 수 있도록 신속한 복구 대응에 힘쓰자”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 대통령실 “재난을 정쟁에 이용 말라”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통령실이 철저한 대응을 주문했음에도 세종시의 경우는 급류 실종 시민을 무려 23시간 동안 경찰과 소방당국, 지자체 재난 지휘부가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이 소방본부 사고 상황을 전파했음에도 세종시의 재난 컨트롤타워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사고 자체를 한참 늦게 인지했고 제대로 보고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세종시에선 폭우가 쏟아지던 17일 새벽 하천에서 40대 남성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지만, 경찰·소방·재난안전대책본부 간 정보 공유가 이뤄지지 않아 사고 발생 23시간이 지나서야 관련 기관이 이를 인지했다. 경찰은 21일 오후 실종자로 추정되는 시신 1구를 발견했다.국민의힘은 전날 논평에서 “‘세월호 7시간’에 난리 치던 이 대통령과 민주당은 왜 세종시 실종 23시간 사건에는 함구하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강 대변인은 “대통령실의 (재난 대응) 움직임이 없었다 내지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라는 건 사실에 위배된다”고 반박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산청=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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