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작화랑 부스에 9점 걸어
김영원·이두식·박래현과 나란히
“황송할뿐...나만의 색깔 찾고파”
지난 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1층 B홀에서 개막한 ‘제11회 조형아트서울’에서 유독 화제를 모은 작가가 있다. 환갑이 넘은 늦은 나이에 붓을 들고, 10여 년의 치열한 작업 끝에 미술 시장에 본격적으로 입문한 안정재 화백(75)이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는 청작화랑 부스에서, 그는 김영원·이두식·박래현 등 거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당당히 작품을 선보였다.
벽에 건 9점 중 그의 대표작은 인도 바라나시 여행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다채로운 붉은 색감이 어우러진 화면 속, 갠지스강 가에는 배 위에서 화장((火葬)을 치르는 모습이 펼쳐진다. 한쪽에서는 시신을 화장하고 다른 쪽에서는 화려한 축제가 펼쳐지는 풍경은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원초적 장면으로서 작가에게 깊은 충격을 안겼다. 이후 작가는 그 강렬한 기억을 매혹적인 색채로 풀어냈다.
이처럼 안 화백의 캔버스를 지배하는 주류 색은 단연 붉은빛이다. 그에게 빨강은 생명력 넘치는 건강과 삶의 기운을 상징한다. 특정 대상을 그대로 옮기지 않고 마음속에 남은 잔상과 여행의 기억, 오래도록 묵혀두었던 감정을 독특하게 화면에 녹여낸다. 구상과 추상 사이를 자유롭게 오간다.
이번 전시에는 남편인 정석현 수산그룹 회장도 함께 자리했다. 정 회장은 아내를 어떻게 소개할지 고민하다 인공지능(AI)에 물어봤다며 “예순을 넘겨 그림을 시작한 만학도 화가이자 삶 전체를 그림의 재료로 삼은 작가라고 소개하더라”고 웃으며 전했다.
안 화백은 “한국 대표 거장들과 함께 작품을 선보이게 되어 황송할 따름”이라며 겸손해했다. 이어 “지난 10여 년 동안 마치 사업하듯 독하게 그렸다 그림을 그렸다. 이제는 조금 힘을 빼고 여유를 찾고 싶다”며 “군더더기를 덜어내고 기본을 다시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작품을 조금 더 단순화하며 나만의 독창적인 색깔을 찾고 싶다”고 밝혔다.
올해 열한 번째를 맞이한 조형아트서울에는 국내외 102개 갤러리가 참여했으며 750여명의 작품 3500여점이 전시됐다. 김성복, 김경민 등 작품과 3m 이상 대형 조각들이 관람객을 맞이하는 이색 페어다. 전시는 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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