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연난 샘터가 소장품 내놔
케이옥션 온라인 경매 11~21일
삼성그룹 창업주 호암 이병철(1910~1987) 회장이 쓴 서예 작품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가 경매에 출품됐다. 시작가는 1500만원이며 추정가는 1900만원에서 4000만원 사이다.
케이옥션은 오는 11일 시작하는 7월 온라인 경매에 월간 샘터가 소장해온 미술품과 자료 60여 점(총 추정가 약 8000만원)을 출품한다고 6일 밝혔다.
이 가운데 대표작이 호암의 글씨다. 서예에 조예가 깊었던 호암이 가장 즐겨 썼던 구절이 ‘공수래공수거’였다.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간다’는 뜻으로, 유한한 삶과 물질의 덧없음을 이르는 대표적인 불교 문구다. 당대 최고의 기업가였던 호암이 늘 곁에 두고 스스로를 단련했던 ‘비움’의 경영 철학과 인생관이 집약돼 있다. 가로 134.5㎝, 세로 32.5㎝ 크기의 이 작품은 과장된 기교나 허세 없이 종이에 먹으로 써 내려간 정갈한 필체가 특징이다.
호암이 1981년 샘터 창립자인 김재순 전 국회의장에게 직접 써서 선물한 글귀로 수십 년 동안 샘터 이사장질에 소중히 걸려 있었다. 지난 1월호를 마지막으로 무기한 휴간에 돌입한 샘터의 경영난이 경매 출품으로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1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온라인 경매에는 1970년대부터 2002년까지 실제 잡지에 실린 원화 49점도 출품된다. 1977년 1월 표지에 실린 남정 박노수의 산수도(시작가 300만원), 1977년 2월호 41쪽에 실렸던 운보 김기창의 도자기를 그린 그림(시작가 300만원), 1977년 7월호 표지로 사용됐던 서양화가 손응성의 유채화 ‘교외의 풍경’(시작가 400만원) 등이다.
샘터는 김재순 전 국회의장이 ‘평범한 사람들의 행복을 위한 교양지’를 표방하며 1970년 4월 창간한 잡지다. 수필가 피천득과 소설가 최인호, 아동문학가 정채봉, 법정 스님, 이해인 수녀 등의 글이 실렸고, 노벨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이 편집부 기자로 일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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