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전자 성과급 논란이 최저임금위원회 심의 테이블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노동계는 저임금, 취약계층 근로자의 박탈감을 호소하며 최저임금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경영계는 반도체 산업의 호황을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소외'를 언급하며 최저임금 고율 인상이 막대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2027년 적용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최저임금위원회 제2차 전원회의가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류기섭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무총장은 삼성전자 성과급 논란을 언급하며 “최저임금 노동자의 수십 년치 연봉을 단번에 넘어서는 보상 격차는 단순히 입직 경로가 달라서 혹은 개인의‘운’으로만 설명하기에는 그 격차가 너무나 아득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노동의 가치가 자산의 가치보다 평가절하되고, 노동소득만으로 임금격차를 따라잡기 어려운 냉혹한 현실”이라며 “올해 최저임금위는 저임금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노동자의 소득 개선을 위해 분명한 인상 효과를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언론에서는 코스피 상승과 대기업 성과급만 말할 뿐, 일하러 나갔다가 밥 한 끼 사먹기도 망설여지고 장보기도 무섭다는 최저임금 노동자와 중앙차선을 넘나들며 목숨을 걸고 도로를 달리는 배달라이더들의 불안한 삶은 외면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최저임금은 그 이하로 주면 안 된다는 금지선일 뿐이며 공공부문부터 최저임금이 아니라 적정임금을 줘야 한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공부문 적정임금 주문에 대해서 "올해도 최저임금 대폭 인상은 기대하지 말라는 거부 신호가 아닌지 노동자들은 매우 무거운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반면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반도체 산업은 호황으로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내고 있지만 절대다수의 중소기업, 소상공인은 상대적인 박탈감과 함께 유가 상승과 원자재가 상승, 내수 침체로 고통받고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은 상당한 경영과 고용의 부담을 키울 것”이라고 했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올해 1분기 우리 경제 성적은 반도체를 비롯한 일부 업종의 수출 증가에 따라서 양호한 수준을 기록했다"면서도 "최저임금의 영향이 크고 내수 경기에 민감한 숙박 음식점업 생산은 1.3%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저임금 수준이 높아진 상황에서는 현재의 최저임금을 감당하기 어려운 업종을 가장 취약한 업종부터라도 구분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내년 최저임금으로 올해(시간당 1만320원) 대비 26.6% 오른 시간당 1만3070원을 요구할 방침이다. 노동계 관계자는 ”노동계 논의 과정을 거쳐 이 같은 내용의 최종 요구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의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은 다음달 초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은 근로자·사용자·공익위원 각 9명씩 총 27명으로 구성된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결정한다. 노사가 각각 요구안을 제시한 뒤 심의 과정을 통해 격차를 좁혀나가는 방식이다. 최저임금은 매년 6월 말까지 심의해 8월 5일 결정·고시한다.
곽용희/정희원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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