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파트 입주의 기쁨 뒤에 숨은 추가 세금 “가전제품에도 취득세를 내라고요?” [가온 택스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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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아파트 입주의 기쁨 뒤에 숨은 추가 세금 “가전제품에도 취득세를 내라고요?” [가온 택스리포트]

이승훈 법무법인 가온 변호사

입력 : 2026.07.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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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아파트에 입주하는 날을 떠올려보자. 분양계약을 체결하며 시스템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발코니 확장 같은 옵션을 하나씩 골라 담았던 그 설렘의 순간이 있다. 그런데 입주를 앞두고 받아본 취득세 고지서에 옵션 비용까지 고스란히 포함되어 있다면 어떨까.

“집값에 대한 세금은 당연히 내야지” 싶지만, “냉장고에까지 세금을 내라고?”라는 의문이 드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실제로 신축아파트를 분양받는 수분양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마주치는 질문이다. 아파트라는 부동산을 취득했으니 취득세를 내는 건 상식이다. 하지만 분양계약 당시 선택한 가전제품 옵션 비용까지 그 과세표준에 포함되어야 하는지는 생각만큼 단순하지 않다.

“가전제품도 과세 대상”이라는 과세관청의 입

먼저 관련 법령을 들여다보면, 유상승계취득의 과세표준이 되는 ‘사실상취득가격’에는 붙박이 가구·가전제품 등 건축물에 부착되거나 건축물과 일체를 이루면서 그 효용을 유지·증대시키는 설비·시설의 설치비용이 포함된다고 규정되어 있다(지방세법 제10조의3 제1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8조 제1항 제8호). 법령에 ‘가전제품’이라는 단어가 등장한다는 점에서, 과세관청은 시스템에어컨이나 냉장고 같은 가전제품도 취득세 과세대상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신축아파트 취득세 신고 시 가전제품 설치비용까지 포함한 옵션 취득 비용 전체가 과세표준에 산입되는 것이 현재의 과세 실무다. 최근 아파트의 품질 고급화 추세 속에서 시공 단계부터 생활 필수 가구·가전제품이 최적의 방식으로 배치·시공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전제품 역시 아파트와 한 몸을 이룬다고 보는 것이 과세관청의 논리다.

잠깐, 냉장고가 정말 ‘부동산’일까?

그런데 여기서 짚어봐야 할 근본적인 질문이 있다. 취득세는 원칙적으로 ‘부동산’을 과세대상으로 하는 세금이다(지방세법 제7조 제1항). 즉 취득세를 매기려면 그 물건이 부동산 자체이거나, 적어도 부동산과 동일하게 취급될 만한 물건이어야 한다. 아파트와 물리적으로 분리할 수 없는 발코니 확장 부분은 그렇다 쳐도, 냉장고·세탁기·시스템에어컨 같은 가전제품을 과연 ‘부동산’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답하려면 민법의 ‘부합’ 규정을 살펴야 한다. 여러 개의 물건이 결합해 하나의 물건이 되는 경우를 규율하는 민법 제256조(부동산에의 부합)에 따르면, 어떤 동산이 부동산에 부합되었다고 인정되기 위해서는 ① 그 동산을 훼손하거나 과다한 비용을 들이지 않고는 분리할 수 없을 정도로 부착·합체되어 있는지, ② 물리적 구조·용도·기능 면에서 기존 부동산과 독립된 경제적 효용을 가지며 별개의 소유권 객체로 거래될 수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 대법원도 같은 기준을 제시한 바 있다(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9다15602 판결 등).

[제미나이]

[제미나이]

이 기준을 가전제품에 그대로 대입해보면 결론은 명확해진다. 가전제품은 건축물과 분리할 수 없을 정도로 부착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건축물의 기나긴 사용연한에 비해 가전제품의 수명은 훨씬 짧고, 고장 나면 언제든 떼어내 수리하거나 통째로 교체할 수 있는 구조로 설치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가전제품은 건축물 자체의 효용을 높이는 게 아니라, 그 건축물을 ‘사용하는 사람’의 생활 편익을 위한 물건일 뿐이다.

결국 신축아파트 분양 시 선택하는 옵션 품목 중 가전제품은 어디까지나 ‘동산’에 머물 뿐, 아파트의 일부로서 취득세 과세대상인 ‘부동산’이 될 수는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이러한 시각을 뒷받침하는 최근 대법원 판결도 나왔다. 대법원은 주방시설이 건축물과 분리할 수 없을 정도로 부착·합체되어 일체로서 효용가치를 이룬다고 볼 수 없다며, 그 설치비용을 취득세 과세표준에 포함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대법원 2026. 2. 12. 선고 2025두34052 판결).

결국 문제는 ‘법률에 근거한 과세’인가

여기서 등장하는 핵심 원칙이 바로 조세법률주의다. 법률의 근거 없이는 국가가 조세를 부과·징수할 수 없고, 국민도 그 납부를 요구받지 않는다는 헌법적 원칙이다. 그런데 현행 지방세법은 취득세 과세대상을 ‘부동산’으로 명시하고 있을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과세관청이 시행령 조항을 근거로 ‘동산’에 불과한 빌트인 가전제품까지 취득세 과세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은, 조세법률주의에 정면으로 위반될 여지가 상당하다.

새 아파트에 입주하며 골랐던 냉장고와 에어컨이 ‘내 집’의 일부인지, 아니면 그저 ‘내 살림살이’일 뿐인지를 가르는 이 질문은 결국 법리의 문제로 돌아온다. 지방세법이 개정되지 않는 한, 법률상 근거 없이 신축아파트 옵션 가전제품에 취득세를 부과해온 지금의 과세관행은 시정되어야 한다고 본다.

[가온 택스리포트]에서는 가온의 조세그룹 변호사들이 상속, 증여, 국제거래, 해외이주, 지방세 등 다양한 조세 이슈를 정확한 법적 근거에 기반해 알기 쉽게 소개합니다. 이승훈 변호사는 서울고등법원 조세전담 재판부, 법무법인 가온, 조세심판원 국세 · 지방세 심판부에서 조세분야에 관한 폭넓고 다양한 경험을 쌓아 온 조세전문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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