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일대에서 관찰된 집비둘기가 최대 351마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주요 지점 45곳을 조사한 결과 서울역과 한강공원 등 유동 인구와 야외 취식이 많은 공간에 집비둘기가 집중되는 경향이 확인됐다.
24일 국립생물자원관이 최근 펴낸 '야생조류 현안 대응 및 공존을 위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서울역 주변에서 확인된 집비둘기는 최대 351마리였다.
자원관은 야생조류로 인한 생활 피해와 사회적 갈등이 커지자 지난해부터 대응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집비둘기 조사는 '먹이주기 금지 구역' 36곳과 지정되지 않은 지역 9곳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는 지난해 2월과 11월 두 차례 실시됐다. 이 가운데 먹이주기 금지 구역 14곳과 비지정 지역 7곳 등 핵심 지점은 3·4·5·7·8월에 한 차례씩 추가 조사를 진행했다.
먹이주기 금지 구역 중에서는 이촌한강공원에서 지난해 11월 최대 322마리가 관찰돼 가장 많았다. 광나루한강공원은 최대 228마리, 여의도한강공원은 최대 193마리로 뒤를 이었다.
먹이주기 금지 구역이 아닌 곳에서는 서울역의 개체수가 가장 많았다. 서울역은 지난해 7차례 조사에서 평균 147.9마리의 집비둘기가 확인됐다.
이어 청량리역에서 최대 151마리, 올림픽공원에서 최대 143마리가 관찰됐다. 연구진은 서울역과 청량리역처럼 오랜 기간 사람의 활동과 먹이 자원이 이어진 공간에서 집비둘기 밀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강공원도 집비둘기가 머물기 쉬운 환경으로 꼽혔다. 산책과 휴식, 야외 취식이 잦아 먹이 자원이 꾸준히 공급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먹이주기 금지 구역으로 지정된 곳의 집비둘기 수가 비지정 지역보다 평균적으로 적었던 점을 근거로, 금지 구역 지정이 일정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봤다.
지난해 1월 야생동물법 개정으로 지방자치단체는 조례를 통해 집비둘기 등 유해야생동물에 먹이를 주는 행위를 금지할 수 있게 됐다. 서울시는 같은 해 7월 38곳을 유해야생동물 먹이주기 금지 구역으로 지정했다. 현재 약 30여개 지자체가 관련 조례를 마련한 것으로 파악된다.
위반 시 과태료는 1차 20만원, 2차 50만원, 3차 100만원이지만 실제 단속 사례는 없는 상황이다.
먹이주기 금지를 둘러싼 찬반은 여전히 엇갈린다. 찬성 측은 인위적인 먹이 공급이 번식력 증가와 개체수 급증으로 이어질 수 있고, 밀집 서식에 따른 털 날림과 분변 문제가 위생·시설물 피해를 유발한다고 본다.
반대 측은 먹이를 막는다고 개체수가 줄지 않으며, 집비둘기가 음식물 쓰레기통을 뒤지는 등 다른 문제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지난해 먹이주기 금지의 근거가 되는 야생생물법과 지자체 조례에 헌법소원을 냈지만, 헌법재판소는 올해 절차상 문제를 이유로 각하했다.
도심 집비둘기 증가는 인간 활동과도 맞물려 있다. 과거 집비둘기는 '평화의 상징'으로 수입·사육돼 각종 행사에서 방사됐다.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 개막식 당시 각각 3000마리의 비둘기가 날아올랐고, 1985년부터 2000년까지 비둘기 방사 행사가 90차례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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