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앞두고 들끓는 '헌재·대법원 지방 이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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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 안팎에서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등 중앙 사법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하자는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지역 균형발전 측면에서 법원 재배치가 필요하다는 취지지만, 자칫 사법 수요자의 불편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선거 앞두고 들끓는 '헌재·대법원 지방 이전론'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소재지를 서울로 규정한 법원조직법을 바꾸자는 법안 7건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 차규근(조국혁신당)·권칠승(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용민 의원(민주당)은 대법원을 대구에 두는 개정안을 냈다. 대구는 여러 독립운동가를 배출하고, 4·19혁명의 불을 댕긴 도시라 대법원 소재지로 손색이 없다는 주장이다.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김부겸 전 국무총리도 대법원의 대구 이전 공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시장 선거에 나선 황운하 의원(혁신당)은 대법원을 세종으로 옮기는 내용의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세종에는 여러 정부 부처가 이전했고, 국회 분원도 설치될 예정이다. 이에 더해 사법기관까지 있어야 행정수도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다는 게 황 의원 주장이다. 대법관이 26명으로 증원되는 점도 대법원 지방 이전 목소리를 키우는 대목이다. 기존 서울 서초동 청사는 포화 상태라 증축이 필요한데, 지방으로 이전하면 비용을 아낄 수 있어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대법원 대구·세종 신청사 신축비를 4790억원으로 예상했다. 부지 매입과 이사·이주지원비 등을 합치면 2036년까지 555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땅값이 비싼 서초동에 대법원을 증설하면 1조원 넘는 돈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재동에 있는 헌법재판소도 이전 얘기가 나오고 있다. 헌재법에선 헌법재판소 주소지를 서울로 규정하고 있다. 강경숙(혁신당), 이성윤(민주당) 의원은 헌재를 전북 전주로 옮기는 개정안을 냈다. 전북지방변호사회도 지난달 “(전북지사) 등 지방자치단체장 후보들이 헌재 전주 이전을 공약으로 채택해 달라”며 거들었다. 2024년 일찌감치 헌재의 광주광역시 이전 법안을 발의한 민형배 의원(민주당)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로 뛰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수도권에 대다수 사건이 집중된 상황에서 대법원이나 헌재를 지방으로 옮기면 국민의 사법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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