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를 두 달여 앞두고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나프타 대란’이 덮치면서 선거 현수막 제작에 비상이 걸렸다. 현수막 원단 가격이 폭등할 조짐을 보이자 자금력이 부족한 군소정당들이 현수막 집행 비용마저 줄여야 할 처지에 놓였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수막 원단 제작업체들은 최근 출력·유통업체에 다음 달부터 25~30%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공문을 발송했다. 90㎝ 폭 현수막 가격은 가로 1m 기준 1500~2000원 수준에서 2500원 이상으로 뛸 전망이다.
원단 가격 상승은 나프타를 원료로 하는 폴리프로필렌(PP), 폴리에틸렌(PE) 등 석유화학 제품 가격 급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중동 지역 정세 불안으로 원료 수급이 흔들리면서 국내 유화업체들이 공급가를 잇따라 인상했고, 이 여파가 현수막 시장까지 번진 것이다. 잉크와 가공비까지 연쇄적으로 상승하면 전체 제작 단가가 더 뛸 가능성도 있다.
충무로에서 현수막 인쇄업체를 운영하는 김모씨는 “원단 구매업체로부터 4월부터 뛴 가격이 반영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현수막 제작에 필요한 제품을 하나라도 구하지 못하게 되면 제작이 어려워져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선거 운동용 소품 전반의 가격이 오르면서 국고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군소정당 후보들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거대 양당과 비교해 미디어 노출 기회가 적은 만큼 현수막이 사실상 유일한 홍보 수단이기 때문이다. 한 원외 정당 관계자는 “현수막은 다른 홍보 수단에 비해 비용 대비 효과가 높은 편인데, 가격이 오르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어버이날과 어린이날 등 가족 행사가 몰린 5월을 앞두고 소상공인, 개인 주문까지 겹치며 현수막 수요가 급증하는 시기여서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통상 이 시기에는 기념일 축하용과 매장 행사 홍보용 주문이 몰리지만, 올해는 현수막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 있을 전망이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

3 week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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