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최대 북페어 18일부터 코엑스
출판사 535곳 참가… 작년보다 83곳↑
“독자 만날 기회” 인식에 부스 동나
정부 보조금 중단 뒤 주식회사 설립… 부스비 인상 등에 “공공성 약화 우려”
국내 최대 책 축제이자 아시아 대표 북페어로 자리 잡고 있는 ‘2025 서울국제도서전’이 18일부터 닷새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다. 지난해 15만 명이 찾는 등 국내외에서 화제를 모은 도서전은 올해 참가 출판사가 535곳. 지난해(452곳)보다도 83곳이 늘었다. 다만 1954년부터 70년 넘게 이어온 도서전이 올해 처음 주식회사 체제로 바뀌며 출판계 내부의 진통이 만만찮은 만큼 운영의 공정성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독자를 직접 만날 귀한 기회”
최근 출판사들 사이에 서울도서전 참가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는 분위기다. 끝없는 도서 시장 침체 속에서 이만한 ‘특수’가 없다. 대형 출판사들은 저마다 부스를 10개 내외씩 마련하고, 주목할 만한 신간들을 도서전 기간에 출간하는 등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올해는 부스가 부족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한 출판사 대표는 “서울도서전은 10월 노벨 문학상 발표와 함께 연중 출판계의 가장 큰 이벤트”라며 “도서전을 찾는 충성 독자를 직접 만날 수 있는 자리는 흔치 않다”고 했다. 또 다른 출판계 관계자는 “도서전에 부스를 내지 않으면 작가들이 서운해할 정도”라고 했다.
올해 도서전은 러시아 톨스토이문학상 수상자인 김주혜 작가를 비롯해 소설가 김금희 김초엽 정보라 천선란 한유주 김동식 등이 북토크 프로그램으로 독자를 만난다. 영화감독 박찬욱이 신형철 문학평론가와 원작 소설에서 받은 영감을 나누는 행사도 열린다. 올해 도서전 주빈(主賓)인 대만의 유명 소설가 천쉐(陳雪)와 천쓰훙(陳思宏) 등도 연사로 나서 더욱 볼거리가 풍성하다.
● 주식회사 서울국제도서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하나 출판계에선 부정적인 기류가 거셌다. “도서전을 사유화했다”는 지적이다. 이후 조직된 ‘서울국제도서전 사유화 반대 연대’는 “특정 출판인들과 몇몇 서점이 주식회사 지분의 70%를 보유했다”며 “출판계가 공적 자산으로 키워온 도서전인데 공공성이 약화됐다”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실제로 주식회사 체제에선 도서전이 수익 창출 위주로 흐를 것이란 우려가 상당하다. 입장료는 지난해와 같지만, 올해 부스비는 일부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영세 출판사나 동네책방은 참여 기회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한 동네책방 대표도 “지금도 수백만 원의 부스비가 부담돼 공공기관 등의 지원이 없으면 참가가 어렵다”고 답답해했다.
이 때문에 소규모 출판사 등 다양한 주체들의 참여를 보장하는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단 의견이 꾸준히 제기된다. 한 출판사 대표는 “독일 프랑크푸르트도서전도 주식회사 체제로 운영되지만 ‘공공성 유지’를 최우선 가치로 정관과 규약에 담고 있다”며 “출판계 시민단체 등을 이사로 참여시키는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윤철호 출협 회장은 “출판계의 우려를 알고 있고, 이는 도서전이 가진 앞으로의 숙제라고 생각한다”면서 “이전에도 자문 조직을 운영했던 적이 있는 만큼 여러 의견을 들어가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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