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판 닫히는 한국의 허리 기업들...8~19년차 고성장 기업 비중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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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판 닫히는 한국의 허리 기업들...8~19년차 고성장 기업 비중 반토막

입력 : 2026.03.24 15:01

한국개발연구원 김민호 선임연구위원
100개 기업 중 고성장 15개→7개로 감소
15년간 고성장 기업 비중 크게 줄어들어
일자리 증가의 38% 책임지는 축이 사라져
성과 평가 예산 투입→매출·고용 지표로
민간 서비스 결합한 맞춤형 패키지 시급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창업 이후 본격 성장 단계에 접어드는 8~19년차 기업군에서 고성장 기업 비중이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고 24일 밝혔다. 업종마다 기업 성장 요인이 달라 기존의 연구개발(R&D) 단일 지원 수단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KDI는 이날 ‘기업의 성공적 스케일업을 위한 정책 지원체계 재구축 방안’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연평균 매출 증가율이 20% 이상인 고성장 기업 비중은 기업 업력 8~19년 구간에서 크게 감소했다. 해당 구간 고성장 기업 비율은 2009~2011년 평균 14.4%에서 2020~2022년 7.8%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고성장 기업은 전체 기업의 10~15% 수준에 불과하지만 경제적 기여도는 압도적이다. 전체 매출 증가분의 약 50%, 일자리 증가의 38%를 담당하는 핵심 성장 축이다. 산업 생산성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산업 내 고성장 기업 매출 비중이 1%포인트 높아질 경우 총생산성 증가율이 약 1%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민호 KDI 선임연구위원이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기업의 성공적 스케일업을 위한 정책 지원체계 재구축 방안’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KDI>

김민호 KDI 선임연구위원이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기업의 성공적 스케일업을 위한 정책 지원체계 재구축 방안’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KDI>

김민호 KDI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경험도 쌓이고 해외 진출도 하면서 고성장하는 기업이 많이 나와야 우리나라 성장에도 도움이 된다”며 “100개의 기업이 있으면 그중 15개 정도의 기업은 고성장하는 패턴을 보여 왔지만, 지난 15년간 이 기업들의 비중이 크게 줄어왔다”고 우려했다.

KDI는 이러한 변화의 원인으로 ‘스케일업 단계의 병목’을 지목했다. 기업들이 일정 규모 이상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역량 확보에 실패하거나 기술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성장 궤도 진입이 지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산업별로 고성장 요인도 차이를 보였다. 제조업은 인공지능(AI) 활용, 수출 확대, 연구개발(R&D), 특허 및 무형자산 투자가 핵심 변수로 나타났다. 반면 서비스업은 디자인권, 상표권, 브랜드 경쟁력, 고객 경험 개선 등 무형자산 중심 역량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KDI 보고서

KDI 보고서

이는 기존의 획일적인 R&D 중심 지원 정책만으로는 기업 성장을 견인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 김 연구위원은 “단순한 R&D 지원 확대만으로는 고성장을 유도하기 어렵다”며 “업종과 기업 특성에 맞는 다양한 성장 요인을 반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KDI는 기업 지원 체계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이 개별 사업을 찾아 신청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원스톱 진단을 통해 성장 병목을 파악하고 정책 수단과 민간 서비스를 결합하는 ‘맞춤형 패키지 지원’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별 지원은 속도와 시급성에 따라 차등화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수출계약·인증·납기 대응 등 단기간 내 지원이 성패를 좌우하는 기업에는 ‘패스트 트랙’을 적용해 절차를 간소화하고 즉시 투입 가능한 민간 서비스(해외 규제·인증, 물류·통관, 현지 파트너 매칭, 단기 인력 매칭 등)를 우선 연계한다. 반대로 중장기 생산성 혁신이나 조직역량 강화 가 필요한 기업에는 ‘프로그램형 트랙’을 적용해 단계별 마일스톤 기반으로 공공·민간지원을 결합하는 방식이 적합하다.

성과 평가 방식도 실질 성과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단순한 예산 투입이 아니라 매출, 고용, 수출 등 실제 성장 지표를 기준으로 정책 효과를 측정하고, 이를 향후 예산 배분에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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