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전쟁' 유해진·이제훈, 부드럽고 쌉싸름한 술맛 브로맨스에 취한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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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소주처럼 부드럽게 스며들다 쌉싸름한 여운으로 마무리되는 영화. 유해진, 이제훈을 비롯해 국내외 연기신(神)들이 말아주는 달큰씁쓸한 앙상블이 빛난다. 퇴근길 술 한 잔 기울이고 싶게 만들 영화 ‘소주전쟁’이다.

배우 손현주(왼쪽부터)와 유해진, 이제훈, 바이런 만이 29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소주전쟁’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스1)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영화 ‘소주전쟁’의 기자간담회에는 배우 유해진, 이제훈, 손현주, 바이런 만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소주전쟁’은 1997년 IMF 외환위기, 소주 회사가 곧 인생인 재무이사 종록과 오로지 성과만 추구하는 글로벌 투자사 직원 인범이 대한민국 국민 소주의 운명을 걸고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앞서 지난 4월 영화 ‘야당’의 부패검사로 극장가 흥행을 견인했던 유해진이 여름을 앞두고 ‘소주전쟁’으로 스크린 컴백했다. 평소에도 소주 애호가로 많이 알려져 있는 유해진은 ‘소주전쟁’에서 소주 회사 ‘국보’에 평생을 헌신해온 재무이사 ‘표종록’ 역을 맡아 전작과는 다른 얼굴을 선보인다. ‘표종록’이란 인물을 통해 유해진은 IMF 시절 가정을 책임지기 위해 회사에 인생을 바치고 헌신했던 가장들의 애환을 그린다. 회사를 살리기 위해 야근도 불사하는 종록의 모습이 오늘날에도 워라밸, 휴일 없이 커리어에 모든 것을 올인하는 현대 직장인들의 처지를 대변해 안타까움과 공감, 때로는 탄식을 자아내기도 한다.

배우 이제훈이 29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소주전쟁’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제훈은 국보소주의 경영권을 노리고 종록에게 접근한 글로벌 투자사 솔퀸의 직원 ‘인범’을 맡아 종록과 깊고도 묘한 감정선을 그린다. 이제훈은 자신에게 어떤 이익도 주지 못하는 회사에 그렇게까지 헌신하는 종록의 모습을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마음 한켠에 연민을 느끼며 내적 갈등을 겪는 인범의 다이내믹한 내면의 변화를 섬세히 표현해낸다.

특히 이제훈은 이번 작품에서 캐릭터 특성상 대사 비중의 절반 이상이 전문용어와 영어인 대본을 달달 외우며 소화해내야 했다.

이제훈은 “이번에 글로벌 투자사 직원 역할을 통해서 굉장히 공부를 많이 했다. 경제적으로나 금융 쪽으로 지식이 많은 캐릭터”라며 “그래서 뉴스나 경제지를 굉장히 많이 봤었고 우리나라가 굉장히 힘들고 어렵던 IMF 시절 기록을 많이 찾아봤다”고 역할을 위해 접근한 과정을 전했다.

이어 “영화 속에서 보여지는 이야기는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다루는데 그 외에도 우리나라에 수많은 일들이 있었음을 보며 많은 것을 느꼈다. 저에게 있어서 실화에 대한 체감을 충분히 느끼면서 준비가 가능했다”라며 “솔직히 부담이 된 건 영어대사가 굉장히 어려운 것들이 많았다. 이걸 어떻게 잘 소화해야할까에 대한 고민이 많았지만 그래도 여기저기서 자문이나 영어대사를 코칭해주시는 선생님이 억양, 속도 등을 세세히 잡아주셔서 열심히 어느 때보다 달달 외웠다”고 영어 대사를 소화한 과정을 덧붙였다.

이에 대해 극 중 글로벌 투자사의 홍콩 본부장 고든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바이런 만이 칭찬을 아끼지 않기도 했다. 바이런 만은 이제훈의 영어 연기에 대해 “저보다 영어를 더 잘하는 것 같다”는 칭찬을 덧붙이기도 했다.

배우 유해진이 29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소주전쟁’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유해진은 자신이 맡은 역할에 대해 “후반의 반전이 있는 캐릭터라는 것이 ‘야당’에서 맡았던 캐릭터와 비슷할 수도 있지만 두 캐릭터는 큰 차이가 있다. ‘야당’에서 구관희란 인물은 개인의 욕망을 위해서 움직였다면, 종록은 그것과 반대되는 캐릭터다. 본인보다는 전체, 회사를 위해 살아가는 인물이다. 전체적인 부분을 생각하는게 큰 차이가 있다”라고 짚었다.

‘소주전쟁’의 주된 관전 포인트는 종록과 인범이 소주 한잔을 매개로 친분을 쌓아가며 펼쳐지는 다양한 회식자리의 풍경을 감상하는 재미다. 마른 안주부터 고기, 수육 등 어떤 음식과도 상성이 잘 맞는 소주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식사신들이 다채롭게 펼쳐져 보는 내내 입에 침을 고이게 만든다.

유해진은 이제훈과 만들어낸 회식 장면에 대해 “얼굴이 빨갛게 된 것은 분장을 한 것도 좀 있고, 실제 촬영할 때 기분 내기 위해 촬영에 방해가 안될 정도로 한 두잔 정도 마시고 촬영할 때도 있었다”라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이제훈은 “저는 촬영할 때 보다는 영화 홍보 한다고 콘텐츠 찍을 때 많이 술을 마셨다. 소주가 등장하는 일이 많으니 마시는 일이 많았고 취할때도 있었다”라고 떠올렸다.

특히 ‘소주전쟁’은 유해진, 이제훈을 비롯해 최영준, 손현주, 할리우드 스타 바이런 만까지 독보적 연기력으로 인정받아온 국내외 연기신들이 총출동해 긴장감과 현실감, 시대성을 나타내는 스토리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이해관계와 각자만의 가치관에 따라 얽히고설켜 뭉쳤다가 흩어지는 복잡하고 입체적인 캐릭터들의 섬세한 심리 변화와 갈등을 몰입감있게 표현해냈다.

배우 바이런 만이 29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소주전쟁’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할리우드 스타 바이런 만은 ‘소주전쟁’을 통해 처음 한국 영화 출연을 경험했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직접 내한해 한국 관객을 만나게된 바이런 만은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영화 및 한국에 대한 애착을 아낌없이 표현하기도 했다. 바이런 만은 할리우드 배우 바이런 만은 영화 ‘소주전쟁’에서 주인공 인범(이제훈 분)의 상사인 글로벌 투자사 솔퀸의 홍콩 본부장 ‘고든’ 역을 맡아 야심 가득하면서도 이익 앞에서 어떤 행동도 서슴지 않는 냉철한 열연을 펼쳤다.

바이런 만은 “오늘 이곳에 와서 한국 관객들 만나게 돼 매우 기쁘다”라며 “한국의 멋진 배우들과 촬영한 기간이 제 전체 커리어의 하이라이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촬영 끝난 후 한국을 2년 만에 다시 찾는데 두 번째 고향 찾듯 편안한 기분이다. 멋진 배우들과 이 자리 함께 있을 수 있어서 영광”이라고 내한 소감을 전했다.

그는 “한국의 영화 프로덕션을 위해 처음 방문했는데 책을 한 권 주시더라. 그 안에 영화 전체 스토리보드가 담겨있었다”라며 “할리우드에선 영화 전체의 그림을 담아주지 않아서 전체 스토리보드 따라 찍는 시스템이 신기했다”고 한국 영화 촬영에 대해 느낀 인상적인 점을 밝혔다.

이어 “현장에 편집해주시는 에디터가 상주해주셨는데 그런 시스템도 할리우드에 흔한게 아니라 인상적이었다”라며 “아주 많이 배운 인상적 경험이다. 또 이제훈이란 배우와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이제훈의 철저한 준비에 많은 인상을 받았고 오래가는 기억이 될 듯하다”고 덧붙였다.

배우 손현주가 29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소주전쟁’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오랜 인연을 자랑하는 연예계 절친한 선후배 관계인 손현주와 유해진은 영화 ‘소주전쟁’을 통해 처음으로 한 영화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다. 손현주는 ‘소주전쟁’에서 국보그룹의 석회장을 맡아 분노를 유발하는 갑질 회장의 느낌부터 자신의 회사를 향한 강한 집착, 종록이 늘 필요하면서도 바로 곁에 있는 그의 소중함을 제대로 깨우치지 못하는 인물의 어리석음 등을 강렬히 표현했다.

손현주는 유해진과의 호흡에 대해 “유해진과 한 번 더 작품에서 만나보고 싶다. 유해진 씨는 바깥에선 동료이자 친구이자 동생이자 가끔 만나는 사람”이라며 “작품 안에서의 모습이 유해진 씨가 상당히 진중하고 굉장히 치밀하다고 느낀다. 이런 표현을 쓰면 안되는데 많이 연구하는 사람”이라고 극찬했다.

이어 “저는 그냥 예전 누군가의 말처럼 숟가락 얹어 간 거 같은데 하다 보니 유해진과는 이런 장르 말고 바꿔서라도 다시 한 번 같이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유해진 역시 “이 인물(표종록)을 좀 더 측은해보이게 만드는 연기를 잘 만들어주셨다 생각해서 든든했다. 언제든지 형이 같이 하자 하면 무조건 함께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극장에서 즐길 수 있는 ‘소주전쟁’만의 차별화된 매력도 전했다. 이제훈은 ‘소주전쟁’에 대해 “영화 속에서 탑소주에 대해 부드럽고 프레시하다는 대사가 있다. 우리 영화를 보면서 느낀게 계속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보면 볼 수록 끌리는 지점이 많이 있는 영화라 생각한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유해진은 “약간의 숙취가 있는 영화”라고 표현했다.

한편 ‘소주전쟁’은 오는 30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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