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휴전은 했지만 충돌은 계속
호르무즈 해협 둘러싼 ‘보복의 악순환’
미국과 이란이 종전 합의 이후에도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무력 충돌을 이어가며 중동 지역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미국의 대이란 공습에 맞서 이란이 쿠웨이트와 바레인의 미군 시설을 겨냥한 미사일·드론 공격에 나서면서 양국 간 보복의 악순환이 반복되는 모습이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국영 프레스TV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의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쿠웨이트와 바레인에 있는 미군 시설을 향해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혁명수비대는 성명에서 “미국이 양국 간 휴전 합의를 계속 위반할 경우 모든 외교 절차를 전면 중단할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실제 공격이 이뤄진 정황도 포착됐다. 쿠웨이트 군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방공망으로 적의 공중 표적을 요격하고 있다”고 밝히며 방공망을 가동했다고 공개했다.
이번 충돌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민간 선박 피격 사건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미국은 지난 25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민간 선박이 이란의 공격을 받았다고 판단하고 보복 차원에서 이란 군사시설을 공습했다. 이어 27일에도 유조선이 다시 공격을 받자 추가 공습을 단행했고, 이에 이란이 다시 미군 시설을 겨냥한 보복 공격에 나서면서 긴장이 한층 높아졌다.
양국은 지난달 17일 정상 간 종전 양해각서(MOU)에 서명하며 무력 충돌을 중단하기로 합의했지만, 이후에도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 공격과 보복 공습이 반복되면서 사실상 휴전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장 이르면 29일 스위스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됐던 후속 협상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중동 순방 중이던 24일 스위스에서 29일이나 30일 미국과 이란의 후속 실무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도 이란도 MOU 파기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지만 곧바로 대치 상황을 정리하고 실무회담을 개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앞서 미국과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미국의 대이란 봉쇄 해제를 골자로 종전 MOU에 합의했으며, 60일간 후속 협상을 통해 이란 핵포기와 호르무즈 해협 관리 방안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란 비핵화를 비롯한 중대 쟁점들이 후속 협상으로 밀리면서 60일이라는 길지 않은 기간에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21일 스위스에서 첫 고위급 협상을 했다.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장기화할 경우 국제 원유 공급망에도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기간에 끝나지 않고 보복과 재보복이 이어질 경우 국제유가와 해상 운임, 보험료 등이 다시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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