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리시우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의 스승다웠다. 그는 상남자답게 최근 미국을 향한 비판에 정면 대응했다.
미국은 지난 10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콜럼버스 로우어닷컴 필드에서 열린 일본과의 2026 북중미월드컵 대비 평가전에서 2-0 완승했다.
최근 극심한 부진을 겪은 미국이다. 지난 대한민국전에서 손흥민에게 1골 1도움을 허용, 0-2로 패하며 FIFA 랭킹 30위 이내 팀을 상대로 7경기 연속 웃지 못했다.
그러나 일본전은 달랐다. 좀처럼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한 대한민국전과 달리 일본을 상대로는 처음부터 강한 모습을 보였다. 월드컵 우승을 목표로 한 일본은 멕시코전과 달리 선발 라인업에 큰 변화를 줬던 게 패인이었다. 미국은 다소 어설픈 일본을 상대로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대한민국전 패배 후 ‘경질 여론’까지 있었던 포체티노 감독이다. ‘폭스 스포츠’의 해설위원 알렉시 라라스는 포체티노 감독에 대해 “나라면 당장 경질할 것이다. 600만 달러를 주고 데려왔는데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 홈에서 열리는 월드컵은 단 한 번 주어지는 기회다. 지금과 같은 경기력이라면 미국 축구 전체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사실 그동안 유럽에서 생활한 포체티노 감독이기에 축구가 ‘비인기 스포츠’인 미국에서의 비판 여론은 큰 문제가 아니다. 하나, 선수들에게도 향한 화살을 참고 있지는 않았다. 누군가와는 다른 모습.
‘AP 통신’ 포함 미국 현지 매체에 의하면 포체티노 감독은 “나를 비판하는 건 좋다. 그러나 선수들은 건드리지 말아달라. 차라리 나를 비판하기를 바란다. 선수들은 자유롭게 뛰고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줬으면 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비판이나 의견 제시는 좋은 일이다. 다른 시각에서 상황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이런 목소리를 듣는 것이 도움이 된다. 우리도 그렇게 발전할 수 있다”며 “다만 시간이 필요하다. 선수들이 우리를 알아야 하고 우리도 선수들을 알아야 한다. 서로 적응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선수들이 우리를 존중하고 우리고 선수들을 존중하는 것. 그렇게 관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과정을 위한 시간을 주면 그 과정은 반드시 성과로 이어질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포체티노 감독은 선수들을 향한 칭찬도 이어갔다. 그는 선제골의 주인공 알레한드로 센데하스에 대해 “그의 활약은 우리에게 월드컵 명단 구상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이런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월드컵 명단 경쟁에 확실히 포함될 수 있다”고 극찬했다.
끝으로 미국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자신의 소속팀에서 계속 노력해야 한다. 더 나아지고 또 나아져서 우리가 다시 부를 때를 대비,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쐐기골로 일본을 끝낸 폴라린 발로건은 포체티노 감독에 대한 신뢰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 큰 무언가를 쌓고 있다. 포체티노는 최고의 지도자이며 시간이 필요하다. 그는 우리에게 늘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신감이 중요하다. 결국 결과는 우리가 몸담은 이곳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라고 전했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