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사고에 따른 교사 책임론과 악성 민원 우려로 수학여행과 수련회를 취소하는 학교가 급증한 가운데 지역별 시행률 격차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교육부에서 받은 자료를 토대로 수학여행과 수련회 시행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충북을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 초·중·고교의 수학여행과 수련회 평균 시행률은 62.24%로 집계됐다. 시행률은 이들 행사를 치른 학교 수를 전체 학교 수로 나눈 값이다.
학교급별로 살펴보면 고교가 85.10%로 가장 높았다. 중학교는 71.63%, 초교는 48.06%로 나타나 나이가 어릴수록 행사를 기피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16개 시·도의 평균 시행률은 2023년 63.23%에서 2024년 68.48%로 잠시 올랐다. 하지만 작년에 6.24%포인트 급락해 3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학여행을 포기하는 학교가 급증한 가장 큰 원인은 인솔 교사에 대한 과도한 책임 지우기에 있다. 2022년 11월 강원 속초시에서 현장 체험학습을 하던 한 초교생이 버스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당시 인솔 교사가 이 사고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교육 현장의 불안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지역별 시행률 격차도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대구(99.78%) 제주(97.35%) 경남(94.55%) 등 3개 지역 시행률은 90%를 훌쩍 넘겼다. 대구는 초교와 중학교 모두 100%를 기록했다. 경기는 29.75%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인천(35.40%)과 대전(36.63%) 역시 시행률이 저조했다. 초교로 범위를 좁히면 지역 편차는 더 벌어졌다. 대전 지역 초교의 시행률은 3.97%에 그쳐 사실상 명맥이 끊긴 수준이다. 경기(9.68%)와 인천(13.55%)도 10% 안팎에 머물렀다.
교육 전문가들은 현장체험학습을 다시 활성화하려면 지역별 편차의 원인을 정확히 분석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대전 지역의 낮은 시행률은 악성 민원에 시달리던 한 초교 교사가 2024년 순직한 사건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시행률이 가장 높은 대구는 교육청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뒷받침됐다.
김 의원은 “안전 인력 지원 등 시행률이 높은 지역의 성공 사례를 적극 참고해야 한다”며 “학교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종합적인 지원 행정과 법령 정비 및 악성 민원 대처 시스템을 정부가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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