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여고생 '묻지마 살인' 박대성…"사형 선고 안 한 이유"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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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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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전남 순천에서 길거리를 지나가던 10대 여고생을 살해한 박대성(31·사진)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광주고등법원 형사1부는 1일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박대성에게 원심과 같은 무기징역을 선고하면서 “극단적 인명 경시 살인에 해당하는 ‘묻지마 범행’이다. 이 사건 범행처럼 전 국민의 공분을 산 사건은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사형을 선고해달라는 검찰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데 대해선 “기존에 사형이 확정된 사건들은 사망한 피해자가 다수였고,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거나 강도 등 중대 범죄가 결합한 형태였다. 이 사건의 경우 치밀한 계획은 없어 보인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사형을 선고하진 않았으나 ‘영구 격리’ 대목을 강조했다. 재판부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아도 가석방이 가능한 부분을 고려했다”며 “가석방 여부를 엄격히 심사하고 제한하는 방법으로 범죄인을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해 무기징역형의 목적과 효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상정보가 공개된 박대성. / 사진=뉴스1

신상정보가 공개된 박대성. / 사진=뉴스1

재판부는 박대성이 제출한 반성문 일부도 공개했다. 그는 ‘흉기에 찔렸을 피해자 분은 어린 나이에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얼마나 괴롭고 아팠을까 생각하니 미친 듯이 후회가 밀려온다’면서 ‘많이 늦었지만 크게 반성하고 있다. 피해자 분과 유가족 분들에게 아픈 기억과 상처를 남겨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썼다.

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한 박대성은 시종일관 고개를 숙이고 있었지만, 방청석에 앉은 피해자 유가족은 울분을 터뜨렸고 오열하다가 선고 공판을 끝까지 지켜보지 못하고 주위 부축을 받아 퇴장했다.

박대성은 작년 9월26일 0시44분께 순천에서 당시 18세였던 여성 행인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했다. 피해자와 일면식도 없던 사이였다. 잔혹한 범행 수법에 공분이 일며 그의 신상과 머그샷 얼굴 사진이 경찰 수사 단계에서 공개됐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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