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서울 연남동의 한 골목. 프리미엄 논알콜 음료 전문 편집숍 ‘아티스트보틀클럽’ 진열대에는 벨기에산 논알콜 스파클링 와인, 네덜란드산 무알콜 진, 홍콩산 스파클링 티가 빼곡히 놓여 있었다. 매장을 찾은 20~30대 손님들은 “치즈랑 먹기 좋은 게 뭐냐” “저녁 약속에 가져갈 만한 제품이 있느냐”고 물었다.
편집숍을 운영하는 이재범 대표(30)는 “논알콜은 더 이상 술을 못 마시는 사람을 위한 대안이 아니다”며 “단순히 취하려는 목적보다 술 자체의 맛부터 음식과의 궁합, 브랜드 스토리까지 따져가며 소비하려는 이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문을 연 이곳은 알콜이 전혀 들어 있지 않은 음료 제품만 취급한다.
‘소맥’(소주와 맥주를 섞은 술)과 회식을 중심으로 하는 국내 음주 문화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개인 취향을 중시하는 MZ세대 성향이 주류 소비로도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젊은 층이 많이 찾는 서울 성수, 홍대 등 지역을 중심으로 논알콜 바 문화가 확산한 것이 대표적이다. 서울 후암동에서 논알콜 바 ‘놀로 바앤카페’(사진)를 운영하는 이수연 대표(32)는 “손님 5명 중 평균 1~2명은 논알콜을 고른다”며 “술 자체를 거부한다기보다 ‘오늘은 마시지 않겠다’며 선택적으로 즐기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했다.
26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국내 무알콜 시장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GS25에서 올해 1~5월 판매된 무알콜 맥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6.1% 급증했다. 2023년부터 매년 20~30%대 성장세를 이어오다가 올해 들어 증가폭이 80%대로 훌쩍 뛰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한국의 무알콜·논알콜 맥주 시장 규모는 2025년 704억원에서 2027년 946억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최근 서울 시민 4명 중 1명이 술을 아예 마시지 않는다는 서울시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술을 마시지 않는 문화가 확산하자 주류업계는 대응에 나섰다. 롯데칠성음료가 최근 클라우드 광고에서 ‘이 좋은 맥주에 소주를 왜 섞어’라는 문구를 내세워 ‘소맥과의 작별’을 선언한 것이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건강을 중시하는 웰니스 문화와 함께 논알콜 시장은 계속해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윤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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