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국가대표팀 골키퍼 김승규(왼쪽)는 10일(한국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지오디스파크에서 열린 멕시코와 친선경기에 선발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하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부상으로 한동안 태극마크와 멀어졌지만 지금 기세를 이어가면 조현우(오른쪽)와 북중미월드컵까지 치열한 주전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축구국가대표팀 골키퍼 김승규(35·FC도쿄)가 20개월만에 A매치에 복귀했다. 2026북중미월드컵 본선까지 남은 10개월여 동안 조현우(34·울산 HD)와 펼칠 주전 경쟁에 눈길이 쏠린다.
김승규는 10일(한국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지오디스파크에서 열린 멕시코와 친선경기에 선발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팀은 2-2로 비겼지만 김승규 특유의 순발력과 빌드업 능력은 여전했다. 특히 후반 44분엔 산티아고 히메네스의 결정적 왼발 슛을 쳐내는 결정적인 선방을 해낸 대목이 인상깊었다. 축구통계전문 ‘풋몹’에 따르면 김승규는 이날 선방 4회와 패스 성공률 73%를 기록하는 등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김승규에게 멕시코전 활약은 오랜 부침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해 1월 2023카타르아시안컵에서 팀 훈련 도중 십자인대가 파열돼 한동안 그라운드를 떠나있었다. 지난해 9월 대표팀에 복귀했지만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아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이후 소집되지도 않았다. 그 사이 조현우가 그의 빈 자리를 잘 메우며 이대로 잊혀지는 듯 했다.
그러나 김승규는 올해 6월 FC도쿄(일본) 입단 후 다시 날개를 펴기 시작했다. FC도쿄에서 J1리그와 일왕배를 통틀어 9경기에 출전해 13실점을 하며 건재를 알렸다. 꾸준히 경기에 나서 좋은 활약을 펼치자 홍명보 축구국가대표팀 감독(56)은 김승규에게 다시 기회를 줬다.
지금 기세라면 조현우와 북중미월드컵까지 치열한 주전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둘 모두 선방과 빌드업 능력을 두루 갖춘 한국 최고 수문장들이다. 이들의 치열한 주전 경쟁은 대표팀에 건강한 긴장감을 불어넣을 수 있다. 둘은 함께 나선 2018러시아월드컵과 2022카타르월드컵에선 각각 장군과 멍군을 주고받았다. 러시아월드컵에서 주전 장갑을 꿰찬 조현우는 인상적인 선방 능력을 보였고, 김승규 역시 주전 자리를 되찾은 카타르월드컵에서 골문을 든든히 지키며 대표팀에 12년만의 16강행 티켓을 안겼다. 북중미월드컵에 둘이 함께 갈 수 있을 지는 물론, 동행하게 되면 누가 주전경쟁에서 웃을 지 관심이 쏠린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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