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몸비, 도로 위 또 다른 위협… 어린이 절반 “걷다 스마트폰 봐요”

6 hours ago 5

[2000명을 살리는 로드 히어로] 동아일보-채널A 2025 교통안전 캠페인
건널목서 스마트폰 사용 3년째 늘어
보행 중 시야 좁아지고 소리 못 들어
정부, 전용 앱으로 사고 예방 나서

보행 중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스몸비(스마트폰+좀비)족’ 역시 도로 위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의 ‘교통문화지수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건널목을 건너며 스마트기기를 사용하지 않은 비율은 85.3%로 집계됐다. 2021년 85.8%, 2022년 85.7%, 2023년 85.5%에 이어 3년 연속 내림세다. 건널목에서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보행자가 점차 늘고 있다는 의미다.

스마트폰을 보면서 길을 걸으면 주변의 위험 요소를 파악하기 어렵다. 전방 주시율은 15% 감소하고 시야 폭도 56% 줄어든다. 소리를 인지할 수 있는 거리도 짧아져 갑작스러운 위험 상황에 즉각 대응하기 어렵다.

특히 많은 어린이가 보행 중 스마트폰을 사용해 위험이 크다.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행정안전부, 교육부, 삼성전자와 함께 올해 4, 5월 전국 17개 초등학교 435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3주간 ‘어린이 보행안전 캠페인’을 진행한 결과 어린이 2명 중 1명은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걷는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이 넘는 어린이(54.0%)가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으로 보행안전 애플리케이션(앱) ‘워크버디’의 경고 알람을 받은 것이다.

실제로 어린이 보행사고는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보행 중 교통사고로 상처를 입은 12세 이하 어린이는 2680명으로 집계됐다. 2020년(2135명)과 비교해 25.5% 늘면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에 따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어린이가 걸으며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도록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워크버디를 시범 도입한 결과 경고 알람 횟수가 앱 설치 초기 1일 6.5회에서 3주 후 5.0회로 줄었다. 실제로 학교 앞 교차로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어린이 비율도 약 35% 감소했다. 서울 구로구는 올 8월부터 초등학교 통학로에서 자동으로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는 ‘통학로 스몸비 방지 서비스’를 시행하기도 했다.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 관계자는 “위험한 보행 습관을 갖게 되면 이를 바로잡는 데 큰 노력과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어릴 때부터 안전한 보행문화를 형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한국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

▽팀장 권구용 사회부 기자 9dragon@donga.com
▽김보라(국제부) 김수연(경제부) 박종민(산업1부) 서지원 오승준(사회부) 기자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