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IPO) 우회 통로로 쓰이는 스팩(SPAC) 시장이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스팩은 영업 실체 없이 먼저 증시에 상장한 뒤 3년 안에 비상장기업과 합병하는 ‘상장용 껍데기 회사’다. 본래는 기업의 자금조달 수단이지만 최근에는 상장 첫날 단기 차익을 노린 투기성 매매가 과열되며 제도 취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우리나라 스팩 시장 투자 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상장된 스팩은 25건, 공모금액은 270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상장 건수는 15건(37.5%), 공모금액은 1284억원(32.2%) 줄었다. 최근 5년 평균인 34.4건, 4030억원도 밑도는 수준이다.
전체 IPO 시장에서 스팩이 차지하는 비중도 낮아졌다. 지난해 전체 상장 101건 중 스팩은 25건으로 비중이 24.8%였다. 전년 34.2%보다 9.4%포인트 하락했다. 공모금액 기준으로도 전체 4조7376억원 가운데 스팩 비중은 5.7%에 그쳤다. 전년 9.3%에서 1년 만에 3.6%포인트 줄었다. 최근 증시 여건이 개선되면서 상장 준비 기업들이 스팩 합병보다 일반 IPO를 더 선호한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상장 초기 투기적 거래는 오히려 확대됐다. 지난해 스팩 평균 공모가는 2000원이었지만 상장 당일 장중 평균 고가는 4067원까지 치솟았다. 공모가의 203.4% 수준이다. 이후 종가는 평균 2227원으로 밀렸고, 상장 다음 날 평균 종가는 2192원으로 더 낮아졌다.
금감원은 이를 가치평가와 무관한 비이성적 거래로 판단했다. 상장 시점의 스팩은 사업을 영위하지 않고 현금성 자산만 보유한 쉘(shell) 회사에 불과한데도, 합병 대상조차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주가가 공모가를 크게 웃도는 것은 정상적인 가격 형성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합병 이후 주가 흐름도 부진했다. 지난해 합병 성공 후 3개월 이상 지난 14개 종목을 분석한 결과 3개월 뒤 평균 주가 변동률은 5.2% 하락이었다. 6개월 뒤에는 13.4%, 9개월 뒤에는 26.6% 각각 떨어졌다.
금감원은 일반 IPO보다 상대적으로 느슨한 규제도 원인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일반 IPO는 주관 증권사가 기업실사와 예측정보에 대해 게이트키퍼 책임을 지지만, 스팩은 상대적으로 이런 통제가 약하다. 그 결과 상장 초기에는 상품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투자자들의 투기적 매매가 몰리고, 합병 이후에는 고평가된 합병가액 부담이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금감원은 관계기관과 협의해 스팩 상장 첫날 과도한 주가 급등을 막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소비자경보를 확대해 투자 유의사항 안내를 강화하고, 스팩 공시서류 심사도 한층 엄격히 하기로 했다. 아울러 일반 IPO와의 규제 차이를 줄이는 방향의 제도 개선도 검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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