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재벌 연구만 40년 한
야나기마치 게이오大 교수
정년 맞아 마지막 강의 진행
정치 박정희, 경제 이병철
주변의 비난 의식하지 않고
시대 흐름에 앞서 미래 개척
“한국전쟁의 폐허 속에서 출발한 대한민국을 오늘의 자리로 끌어올린 데에는 시대를 앞서간 두 거인의 역할이 컸습니다.”
지난달 31일 일본 가나가와현 게이오대 쇼난 후지사와캠퍼스. 비바람이 몰아치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한 노교수의 마지막 강의를 듣기 위해 제자와 선후배, 지인 등 1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주인공은 게이오대 종합정책학부의 야나기마치 이사오 교수. 일본에서 40여 년간 한국 기업, 특히 ‘재벌’을 연구해 온 학자로, 박사학위 논문 역시 ‘한국 현대사와 삼성 재벌의 발전’을 주제로 삼았다.
나고야 상대를 거쳐 1997년부터 게이오대에서 교편을 잡아 온 그는 전쟁의 폐허를 딛고 오늘날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나라로 도약한 대한민국의 배경에 박정희 전 대통령과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을 꼽았다.
그는 “두 인물 모두 주변의 비판에 흔들리지 않고 현실에 안주하지 않으며 시대를 앞서 나갔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이들의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이 없었다면 지금의 한국은 존재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철 회장은 1960년대 후반, 사돈 기업인 LG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전자산업에 뛰어들었다. 한국의 미래를 위해서는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전자기업이 하나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야나기마치 교수는 “삼성뿐 아니라 한국 경제의 향방을 좌우하게 된 반도체 산업 진출 역시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사업보국·합리추구·인재제일로 요약되는 그의 경영철학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그는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를 통해 미래 세대에 중요한 기반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당시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에티오피아보다도 낮았지만, 경제 재건을 위해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일본과의 협력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시대를 앞서간 리더십은 일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자동직기 기술로 도요타를 창업한 도요다 사키치는 자동차 산업의 가능성을 아들 도요다 기이치로에게 제시했고, 이는 오늘날 도요타그룹의 토대를 이루었다.
야나기마치 교수는 “이병철 회장 역시 반도체 진출을 선언하며 그 미래를 아들 이건희 선대회장에게 보여주었다”며 “이 흐름이 이재용 회장으로까지 이어진 것을 보면, 시대를 읽는 지도자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평생 한일 관계를 연구해 온 그에게 누군가 “앞으로 한일 관계가 좋아질 것인가, 나빠질 것인가”라고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좋고 나쁨을 따지기보다 어떻게 하면 더 나은 관계를 만들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상대를 위에서 내려다보거나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시각이 아니라, 서로를 동등하게 바라보는 자세가 진정한 한일 상호 이해의 출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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