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가야금산조의 창시자인 김창조의 위대한 음악적 유산을 기리는 축제의 장이 열린다. 영암군은 오는 9월 13일과 14일 양일간 가야금산조기념관과 도갑사 일원에서 ‘2025 김창조 산조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올해 축제의 주제는 ‘연결의 힘’이다. 산조의 본질인 ‘허튼 가락’이 지닌 자유로움과 창의성을 기반으로, 산조라는 전통음악 양식이 단순히 계승되는 것이 아니라 시대와 함께 변화하고 확장되는 음악임을 보여준다.
축제의 문을 여는 ‘여는 마당’은 김창조의 산조정신과 이번 축제의 철학을 관객에게 소개하는 오프닝 프로그램이다. 첫 무대는 산조의 본향 영암에서 김죽파류 가야금 산조를 전승하고 있는 단체인 ‘더현음재’가 김죽파류 가야금 산조를 선보인다. 이어 올해 페스티벌의 예술감독인 원일은 산조의 즉흥성과 교감의 정신, 그리고 ‘연결의 힘’이라는 주제 아래 어떻게 다양한 음악과 사람, 세대가 연결되는지를 직접 들려준다. 이윤선 민속학자는 마한금에서 김창조 산조까지 역사적 뿌리를 되짚는다.
‘산조의 세대 간 연결’을 조망하는 무대도 마련된다. 아쟁 연주자 김성근의 ‘나의 산조’는 전통 산조의 즉흥성과 고수와의 교감을 기반으로, 산조 본연의 생명성과 ‘지금 이 순간의 음악’을 되살리는 실험적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가야금 연주자 연지은은 최옥삼류 가야금 산조에 경기 민요 가락을 더해 새롭게 재구성한 ‘민요산조’를 들려준다. 올해 주제를 대표하는 ‘명인 산조’ 무대는 지성자 명인과 제자 이준이 함께 꾸민다.
산조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다채로운 무대가 뒤를 잇는다. 기타리스트 김광석과 허튼춤의 대가 박은하가 함께하는 ‘허튼가락’ 무대는 산조가 경계 없이 확장되는 흐름을 극적으로 선보인다. 인도의 카르나틱 바이올리니스트 요츠나 스리칸츠는 한국과 인도 전통음악의 연결 가능성을 보여준다.
공연장이 아닌 영암의 일상 공간에서 산조를 느껴볼 수 있는 ‘찾아가는 공연-귀명창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영암군 소재 도갑사, 이안 미술관, 회사정에서 산조와 판소리의 유래, 장단과 추임새를 자세히 배워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외에도 산조의 철학과 미래를 탐구하는 ‘학술포럼’, ‘소리의 깊은 맛 시김새’ 등을 주제로 한 강연이 이어진다.
원일 예술감독은 “산조는 시대와 세대를 창조적으로 연결하는 위대한 음악예술”이라며 “이번 축제를 통해 김창조 산조정신과 연결되는 새로운 공동체성을 함께 경험하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