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 '전설' 손흥민의 사실상 마지막 경기를 함께하려는 팬들이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모여든 가운데 손흥민의 절친인 배우 박서준이 시축자로 나섰다.
전날 서울 영등포구 IFC 더포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은 "올여름 팀을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각종 외신은 손흥민의 차기 행선지가 미국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의 로스앤젤레스(LA)FC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뉴캐슬과의 쿠팡시리즈 경기가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뛰는 사실상 마지막 경기가 되면서 팬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집중됐다.
팬 수만명이 경기 시작 3시간여 전부터 운집해 경기장 주변 도로는 일찌감치 자동차로 가득 찼다. 경기장 주차장 입구엔 이미 '만차'를 알리는 간판이 세워졌고, 수백미터에 걸쳐 주차장 입장을 기다리는 차들이 늘어섰다. 팬들은 'SON' 글씨가 마킹된 흰색 토트넘 유니폼 또는 붉은색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저마다의 방식으로 손흥민의 고별전을 기념했다.
경기 시작까지 2시간이나 남은 오후 6시께엔 각 구단 버스가 들어오는 차로 양옆을 따라 수백명의 팬이 길게 늘어서 있기도 했다. 이들은 고개를 쭉 빼고 토트넘 버스가 도착하기만을 발을 동동거리며 기다렸다.
오후 6시30분께 손흥민이 그라운드에 나와 뉴캐슬 벤치와 반갑게 인사하고 사전 인터뷰를 위해 그라운드 가장자리를 따라 걸어가자 이미 관중석을 대부분 메운 팬이 환호로 그를 맞았다.
경기 시작 40분 전 손흥민과 토트넘 선수단이 몸을 풀기 위해 그라운드에 뛰어 나왔고, 손흥민이 관중석을 차례로 돌며 양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팬들도 손흥민을 향해 함성을 내질렀다. 경기 시작 10분 전 대형 전광판을 통해 양 팀 선발 라인업이 소개되고 손흥민의 이름이 호명되자, 경기장에 가득 들어찬 6만여 관중은 뜨거운 함성을 보냈다.
이날 배우 박서준이 시축자로 나섰다. 시축 전 박서준은 "이렇게 큰 경기에 초대될 수 있어 영광이다"라며 "손흥민 선수의 긴 토트넘 여정에 밤잠을 많이 설치고 감사했고 즐거웠다. 행복했다고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손흥민도 박수로 화답하고 포옹을 나눴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