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로워"…만삭의 몸으로 바닷속 유영하는 상괭이 포착

6 days ago 1

입력2025.05.01 13:54 수정2025.05.01 13:54

만삭의 상괭이. / 사진=국립공원공단

만삭의 상괭이. / 사진=국립공원공단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상괭이가 만삭의 몸으로 바다를 유영하고 갓난 새끼를 돌보는 모습이 포착됐다.

국립공원공단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한려해상국립공원 근처 바다에서의 상괭이를 촬영한 영상을 1일 공개했다.

공개한 영상에는 만삭인 상괭이가 3번 회전하며 바닷속을 헤엄치는 모습, 아직 배냇주름(태어난 뒤 1∼2주간 몸에 나타나는 주름)이 가시지 않은 새끼 상괭이의 모습 등이 담겼다. 특히 상괭이가 큰 배 뒤로 생긴 파도를 따라 유영하거나 꼬리지느러미를 수면 밖에 내놓고 배영으로 헤엄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상괭이는 경계심이 강해 자유롭게 활동하는 모습은 좀처럼 보기 어렵다.

국립공원공단은 "번식과 양육 등 상괭이의 생애 활동을 영상으로 담아냈다는 의미가 있다"면서 "한려해상국립공원이 상괭이의 번식지이자 출산지로 서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를 접한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신비롭다", "아름답다" 등 반응이 나왔다.

상괭이가 갓난 새끼와 함께 숭어떼를 추적하고 있다. / 사진=국립공원공단

상괭이가 갓난 새끼와 함께 숭어떼를 추적하고 있다. / 사진=국립공원공단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상괭이는 쇠돌고래과에 속하는 소형 돌고래로 최대 2m까지 성장한다. 다른 돌고래와 달리 주둥이가 짧고 앞머리가 둥글며 등지느러미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상괭이는 갓 태어났을 때는 흑색이지만 성장하면서 회백색을 띤다.

상괭이는 홍콩, 한국, 일본 등 아시아 동부 연안에만 분포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서·남해 연안과 동해 남부 연안에 출현하며 서해에서 가장 많이 발견된다. 보통 육지에서 5~6km 이내의 수심이 얕은 연안이나 섬 주변에 서식하지만, 하구역과 항만 인근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상괭이는 주로 2~3마리가 무리를 이루어 서식하며, 먹이가 풍부한 곳에서는 30마리 이상이 큰 무리를 이루기도 한다.

상괭이는 조선시대 어류학서인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도 ‘상광어(尙光漁)’라는 이름으로 등장할 만큼 과거에는 우리 바다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으나, 최근 어업활동에 의한 혼획으로 개체수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CITES)상 보호종이며 국내에서는 2016년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됐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